수입산 수십만원 ‘훌쩍’…저소득층 ‘상대적 박탈감’
서민들 “구입에 부담…장난감도서관 설립 확대해야”
분식점을 운영하는 양모씨(36·여·광주 서구)는 며칠 전 아들(6)의 유치원 입학 선물로 장난감을 사러 대형마트에 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요즘 유행하는 조립식 모형 장난감 세트는 싸게 사려고 해도 3만~4만원 이상이었고 아들이 원하는 장난감은 9만원이었다. 양씨의 형편에 이런 장난감은 사치품이었다.
장난감 가격이 ‘장난’이 아니다. 최근 들어 고급화 전략을 앞세운 고가의 수입 장난감이 유행하면서 값비싼 장난감 구입을 엄두조차 못 내는 저소득층 가정은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는 등 장난감 구입도 양극화 양상을 띠고 있다.
실제 완구업계에 문의해 본 결과 유럽 H사의 친환경 고급 원목소재로 만들어진 6~7세용 보드 게임 장남감이 7만원이었고 3층으로 구성된 인형 집세트는 무려 40만원이 넘었다.
광주 서구의 모 장난감매장 직원은 “7만원 이상의 고가제품도 1주일에 10개 이상 꾸준히 나가고 어린이날이나 크리스마스의 경우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말했다.
최근 부모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블록쌓기의 일종인 ‘유아용 가베 완구’는 20만~50만원선이며 유명브랜드 제품의 경우 웬만한 대형 TV값인 100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최근 아들(7)에게 39만원짜리 로봇을 사줬다는 김모씨(35·여·광주 남구 봉선동)는 “아이들의 장난감만 봐도 가정수준을 알 수 있어 부모들 간의 경쟁심리 때문에 아이들이 원하는 것 이상으로 고가의 장난감을 구입해주는 부모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난감 구입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저소득층 부모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다.
네 살된 아들을 둔 최모씨(32·여·광주 서구 화정동)는 “유아용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아이들을 보고 우리 아이에게도 하나 사주려다 10만원이 넘어 포기했다”며 “비싼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를까 봐 걱정해야 하는 부모 심정은 오죽하겠느냐”고 되물었다.
특히 이런 가정의 부모들은 무엇이든 빨려는 유아들의 성향 때문에 저가 플라스틱 장난감의 유해성에 대해서도 걱정하고 있다.
일부 가정은 장난감 대여점을 통해 장난감을 빌리기도 하지만 대여점이 인근에 없거나 월 2만~3만원 수준인 회비에 부담을 느끼는 저소득층의 경우 이마저도 여의치 못한 실정.
이 때문에 저소득층 자녀들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장난감도서관’ 설립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광주·전남에는 현재 순천에 장난감 도서관이 1곳이 있는 실정이다. 광주시에도 장난감 도서관이 생겨 서민들도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기를 소비자들은 원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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