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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동선 칼럼>통일을 이루어낸 독일 |
2012년12월27일(Thu) |
| 논설위원·문학박사 |
지난 1945년 2월 전승국들이 주축이 되어 열린 얄타회담은 2차대전 이후 세계질서를 구축함에 있어 독일의 분단을 원칙적으로 하는 새로운 구도를 전개하였다. 미국의 루즈벨트와 소련의 스탈린은 이 회담에서 독일의 분할 점령과 한반도의 분할을 기정화 하는데 합의를 보았던 것이다. 우리는 그 동안 불가능하게만 보았던 독일이 우리보다 먼저 통일이 됨으로서 분단국인 우리들의 입장에서 볼 때 커다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독일은 금세기 두 번이나 세계 대전을 일으켜 인류에게 엄청난 피해를 안겨준 전범국이다. 그러기에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영국, 프랑스, 소련 등 4개 전승국들은 대전 후 독일을 분할 약화시키는데 초점을 두었다. 그리하여 다시는 독일이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그들의 공동이익에 부합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1949년에 서방측 점령지역에서 독일연방공화국이란 서독이 탄생했고, 소련 점령지역에서는 독일민주공화국이라는 동독정부가 수립됨으로써 대전후 4년 6개월 만에 독일은 동서독으로 완전히 분단되었던 것이다.
지난 1990년 10월 3일은 독일인이 분단 반세기 만에 역사적인 통일을 이룩한 실로 감격적인 날이었다. 브란트 전수상의 꾸준한 동방정책이 실효를 거둔 것이다. 독일의 통일은 하루아침에 돌발적으로 이루어 낸 것이 아니다. 즉 서독의 지도자들과 모든 국민들이 통일을 위해 꾸준히 공을 들인 결과인 것이다. 우리가 독일통일에서 배워야 할 것은 바로 이것이다. 독일의 주변국가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은 독일통일을 내심 반대하고 있었다. 만약 독일이 통일이 된다면 다시금 한차례 태풍을 맞아야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독일이 통일이 되면 인구가 1억 가까이 되고 경제적인 면에 있어서 일본에 버금가게 되며 과거 히틀러와 같은 악명 높은 인물이 나오게 되면 또한 걱정거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날 유럽인들은 독일의 통일이 유럽의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는 인식으로 돌아서고 있다. 왜일까? 무엇이 그들에게 그런 엄청난 변화를 준 것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정보화시대의 단절을 그들은 바라지 않았던 것이다. 21세기를 접어든 노정에서 유럽인들의 우려와는 달리 모든 사람에게 축복의 장으로 다가서고 있다. 지난날 장벽을 넘나드는 새들을 보며 젊은 30세의 아픈 가슴을 노래했던 시인 라이네 쿤제의 시는 그야말로 옛 노래가 되고 말았다. 1989년 11월 7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날 1천 700만 동독인 가운데 1천 400만이 서독을 향하여 민족대이동을 하였다. 분단국가에는 반드시 분단을 고정화 하려는 세력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동서독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주변국의 인식도 중요하지만 자국의 권력구조 속의 반대세력이 기승을 부리는 것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 한국은 역대군사정권의 안보문제를 이용한 정치공작이라든가 김정일 병영국가가 그것이다. 주변국들의 동향을 보면 미국은 한반도가 통일될 경우 주한미군의 존재가 종식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고, 또한 중국은 북한을 안보상의 완충지대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러시아는 자신들의 입지가 약화된다는 것이며, 일본은 언제든 유리한 쪽에 양다리 걸치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폴란드를 3주일에, 덴마크를 3시간 만에, 노르웨이를 2개월에, 네덜란드, 프랑스를 6주에 정복했던 그들이다. 혼자 있으면 책을 보며, 둘이 모이면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토론하고, 셋이 모이면 기쁘게 노래 부르는 것이 독일인의 기질이라고 한다. 그런 그들이기에 통일을 우리보다 먼저 성취해 냈는지도 모른다. 슬기로운 게르만인 그들은 그렇게 어제를 살았고 오늘을 살아가고 있으며 내일을 살아갈 것이다. 우리도 독일통일의 시사점을 교훈삼아 7천만 민족에게 통일에 대한 희망과 꿈을 심어주는 길로 나가야 한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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