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이 심상찮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지난해 8~11월 AI 상시 예찰검사를 실시한 결과 저병원성 AI 검출 건수가 2011년 같은 기간에 비해 3.9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예삿일이 아니다.
물론 파괴력이 높은 고병원성 AI는 검출되지 않아 다행이다. 그러나 최근 인도네시아와 호주 등지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해 우리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남방에서 겨울을 난 철새가 올봄 우리나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전남도는 고병원성 AI 차단방역 실태 현장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전남도는 최근 AI 발생 방지에 총력을 주문하기 위해 무안 오리농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전남도는 그동안 AI 재발 방지를 위한 선제적 방역대책을 연중 추진해왔다. 특히 철새 도래 시기에 맞춰 지난해 10월부터 특별방역기간으로 설정, 도내 시·군 및 사업소에 상황실을 설치·운영하고 있으며 철새 도래지 10개소에 대해 소독 등 차단방역을 강화했다.
또한 농장 내 차단방역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닭·오리 사육농가 1천44농가를 집중 방역 대상으로 선정해 담당공무원 295명이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이는 정말 옳은 일이다.
먹구름이 몰려오면 우산을 준비해야 하고, 도둑이 어슬렁거리면 문단속을 잘 해야 한다. 과거 이 같은 상식을 가볍게 여겼다가 악성 가축전염병 만연으로 혹독한 대가를 치른 일이 많다. 고병원성 AI만 해도 그동안 우리나라에 네차례 발생해 천문학적 피해가 났다. 2011년 상반기에는 고병원성 AI 창궐로 무려 650만마리의 닭·오리를 산 채로 묻어야 했다.
주지하다시피 악성 가축전염병 만연은 축산농가 피해로만 그치지 않는다. 축산물 유통·가공산업이 마비되고 요식업과 관광업까지 혼란에 빠지는 등 국가 재앙으로 번진다. 지역경제가 초토화하는 것도 시간문제다.
따라서 양계·오리농가와 지방자치단체 및 중앙정부가 혼연일체가 돼 예방에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불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지름길이다.
방역당국은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오는 5월까지를 AI 특별방역 대책기간으로 설정해 조기경보시스템을 운영하고 소독과 예찰을 실시하는 등 긴밀히 대응하고 있다. 양계·오리 농가들도 출입통제 안내판과 야생조류 차단막을 설치하고 농장 구석구석과 방문객에 대한 소독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의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른 AI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할 때 자신의 재산이 안전하게 지켜질 수 있음은 불문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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