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계약서 조차 쓰지 않고 일하는 근로자들이 수두룩하다고 한다.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최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해마다 1∼3%씩 감소하고 있지만, 전체 근로자 절반 가까이(46.4%)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근로자 보호를 위해 작년에 근로기준법까지 개정해 단 하루를 일해도 임금, 근로시간, 휴일과 휴가를 명시한 근로계약서를 사업주가 작성해 근로자에게 교부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현실은 딴판이다.
특히 청소년 아르바이트에서 근로계약서 의무 작성은 있으나마나다. 작년 여름방학기간 청소년·대학생을 고용한 사업장 894곳에서 무려 736건의 위반이 적발됐다. 금년 겨울방학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말로 대충 계약하고 일하는 경우가 많다. 근로계약서를 쓰고 받는 것이 의무라는 것을 알고 있어도 혹시 일자리를 얻지 못하거나 사업주의 눈에 벗어날까 봐 그냥 지나간다는 것이다.
아르바이트생들의 이런 약점을 악용해 노동착취를 일삼는 사업주들도 적지 않다. 처음 구두 계약과 달리 제멋대로 근로시간을 연장하거나, 휴일을 없애고, 부당한 방법으로 임금을 깎는다.
심지어 근로계약서를 쓰면서 법적으로 무효인 부당한 벌금과 배상 조건을 명시해 임금을 착취하는 악덕 사업주까지 있다고 한다.
작년 서울시내 편의점의 경우 절반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으며, 3분의 1은 그나마 최저 임금조차 주지 않았다.
정부는 근로계약서를 거부하는 사업주를 단속, 처벌해야 한다. 근로계약서 작성은 노동의 기본적 조건이자 근로자들의 원초적 권리이기 때문이다.
당국은 홍보와 감시, 단속으로 청소년들의 기본적 권리를 보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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