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와 정부가 ‘위헌 신문법’을 방치한 가운데 제51회 ‘신문의 날’을 맞았다. 헌법재판소가 신문법의 핵심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지 10개월이 지났다. 그런데도 신문악법은 여전히 살아서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
위헌 신문법 치하(治下)에서 ‘신문의 날’을 맞은 우리의 심정은 몹시 착잡했다. 이 나라가 과연 ‘민주주의 국가’인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한국신문편집인협회는 ‘좋은 신문, 좋은 나라’를 올해 신문의 날 표어로 선정했다. 대표 언론으로서 신문이 제역할을 다해야 부강하고 자유로운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일류 신문 없는 일류 국가는 없다. 미국에는 뉴욕타임스가 있고, 영국에는 파이낸셜 타임스가 있다. 일본에는 아사히가 있다.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이들과 경쟁력이 있는 신문을 만들어야 한다.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면서 지식정보화 시대를 사는 애독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 신문의 당면한 몫이라고 본다. 사회적 의제를 설정하고, 공론(公論)화하는 것이 신문의 중요한 책무이기 때문이다. 높은 콘텐트를 가진 신문은 독자가 찾아 읽게 마련이다. 우리는 뼈를 깎는 노력으로 신문의 위기를 극복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정권의 신문 탄압은 권력을 총동원해 융단폭격을 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등을 내세워 밤낮 없이 통제에 나서고 신문을 ‘공공의 적’으로 묘사하는 수기를 모집하고 후한 상금을 주었다.
정부와 국회는 하루 속히 ‘위헌 신문법’ 전체를 폐기하고 새로 입법해야 한다. 언론을 정치의 도구로 이용하려고만 드는 그릇된 언론 인식이 만연되어 있기 때문이다.
국회 당국은 반드시 ‘위헌 신문법’연구에 심혈을 기울여 언론의 자유 보장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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