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맹위를 떨쳤던 겨울도 입춘과 우수 절기 앞에서는 어쩔 수 없나 보다. 꽃샘추위가 있긴 하나 공기부터 다르다. 따뜻해졌다는 것을 피부로 실감케 한다. 눈에 드러나는 풍경도 봄을 향하고 있다. 겨우내 움츠렸던 생명들이 앞 다투어 얼굴을 내밀 준비를 하는 통에 땅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꿈틀댄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성질이 급한 녀석은 그 틈을 타고 벌써 부드러운 솜털을 세상 밖으로 내밀고 있는 가운데 광주 전남 관내 각 급 학교가 졸업식과 함께 새로운 학년을 앞두고 봄방학에 들어가 있다. 각각 상급학교 진학을 앞두고 차분히 준비해야 할 때다. 입시지옥으로까지 불리는 현실인 것을 감안하면 상급 학교로의 진학이 반가울 수만은 없을 듯하다. 더구나 아직까지 취업을 확정짓지 못한 대학 졸업생이라면 더욱 더 할 것이다. 그렇다고 마냥 낙담하고 있을 수는 없다.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적극적으로 부딪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미래는 차근차근 준비하는 사람의 몫이라는 것을 명심하는 자세가 우선돼야 한다. 초조해 하기 보다는 좀 더 멀리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직업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일을 즐길 수 있느냐?’이다. 공자는 일찍이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고 했다. 취업을 앞두고 있다면 모름지기 무엇을 알고 있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즐길 수 있는지 곰곰이 따져볼 일이다. 즐길 수 있는 것을 찾았다면 무엇이 부족한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이 순서다. 취업을 위해서는 그것을 채우는 것이 우선이다.
상급학교에 진학을 앞두고 있는 졸업생이라면 새로운 각오가 필요하다. 시간의 흐름에 맡길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중학교 3년, 고교 3년을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50년이 바뀔 수도 있는 만큼 소중하다고 생각한다면 잠시도 허투루 보낼 수 없을 것이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는 고교 졸업생도 마찬가지다. 절박하다는 마음가짐으로 대학 생활에 임한다면 분명 졸업을 앞둔 시점에는 웃을 수 있을 것이다. 가까이서 지켜보는 부모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녀 교육을 망치는 길 중의 하나가 바로 부모의 조바심이다. 보다 구체적인 길을 알려주지 않은 채 기다리지 못하고 내 뱉는 말 한 마디가 자식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학부모가 될 것인가? 부모가 될 것인가?’라는 말이 있다.
공부만 집착하는 학부모가 될 것인지, 길을 알려주는 부모가 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일 게다. 자식은 곧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을 다시 한 번 되새긴다면 해답은 쉽게 찾을 수 있다. 먼저 모범을 보인 다음 행동으로 올바른 길을 이끄는 것이다. 그것이 부모의 진정한 역할이다. 이제 취업준비생은 차근차근 진학생은 새 계획으로 이 봄, 보물 같은 시간을 만들 꿈을 꿔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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