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방당시 한국(남한이)갖게 된 전력생산시설은 한반도에 설치된 전력생산시설의 11.5%에 불과했다. 그런데 해방이 되자 일본과 만주 중국에 있던 동포들이 고국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북한에서 시작된 공산독제를 피해 적잖은 사람들이 남한으로 넘어왔으므로 한국의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그로인해 한국의 전력 자급률은 4%대로 떨어졌다. 일본군 무장해제를 이유로 그어진 38선은 점차 분개선으로 굳어져 갔다. 남쪽에서는 미국식 정치체제가 등장하고 북쪽에서는 소련식 정치체제가 형성돼가기 시작한 것이다. 양 체제는 지금까지 대립과 갈등으로 치우쳐 상대에게 자기 체제를 받아드리라고 협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때인 1948년 5월 14일 북한은 한국을 상대로 전력 송출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아직 남한이 미군정을 받고 있던 때였다. 그로인해 한순간에 전력부족현상이 일어나 곳곳에서 암흑천지가 되고 있었다. 제한송전을 하고 있었던 전기 사정이 더욱 나빠진 것이다. 당황한 미군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사용한 발전함을 끌고 왔다. 2만kw급전기를 생산하는 자코나함과 6천 5백kw급전기를 생산하는 엘렉트라함을 각각 부산항과 인천항에 정박시키고 전기를 생산하게 해 전력난에 대체케 했다. 그런데 2년 후인 1950년 6월 25일 북한이 기습공격을 감행해 한국은 잿더미가 되었다.
이런 한국이 불과 반세기 만에 세계적인 산업국가가 되고, IT정보기술산업을 주도하는 나라로 발전한 것은 기적이 아닐 수 없다. 희망이 없는 나라에서 희망이 넘치는 나라로 바꾸어진 것이다. 산업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기가 있어야 한다. 풍부한 전기가 있되 그 값이 저렴해야 한다. 그래야 생산비 부담이 적어져 가격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우리나라 전기 값은 1982년 이래 거의 변화가 없다. 1982년 1월부터 2005년 12월 사이 물가는 193%정도 인상되었으나 전기 값은 2.4%정도밖에 오르지 않았다. 우리나라 전기 값이 이렇게 싼 것은 원자력발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23기의 원전을 가동하고 있는데 이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력이 국내에서 소비하는 전체전력의 40%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원자력에서 생산하는 전기는 다른 발전소 유연탄 화력발전소나 가스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보다 가격이 훨씬 싸다. 값싼 원자력전기 덕분에 우리나라는 눈부신 속도로 발전된 것이다.
우리나라가 원자력을 처음 접한 시기는 6.25동난 이후 전쟁의 참화를 이겨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을 때였다. 전쟁이 끝난 폐허에는 잿더미와 굶주림, 가난과 절망뿐이었고 전기의 혜택은 상상도 못할 처지였다. 이때 원자력은 일종의 돌파구였다. 정부는 농업, 공업, 의학 등 모든 분야에 원자력을 활용하여 국가를 부흥시키고 전쟁의 상처를 치유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국가적 명운을 걸었다.
경제, 사회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불구하고 1955년 스위스 제네바 국제회의에 3명 한국 대표단을 정부에서 파견시켰다. 이어서 1956년에는 전국에 걸쳐 원자력 전시회도 개최하였다.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은 급속한 원자력 붐으로 이어졌다. 그 당시 원자력에 특별한 관심을 가진 초대 이승만 대통령과 민족중흥시대를 열어가자고 외치고 있던 박정희 대통령은 원자력의 가능성을 미리 내다 보았던 선각자임을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알아야 한다.
오늘날 우리의 원자력산업이 세계무대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되어 세계가 깜짝 놀라게 된 것은 두 국가 지도자의 탁월한 결단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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