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낮 진도군 조도면 독거도 해상에서 어선이 전복 선원 7명이 실종됐다. 충격적이다. 그것은 지나가던 선박이 충돌한 후 뺑소니쳤기 때문이다.
해경 조사에 따르면 심야에 고속으로 달리는 화물선이 어선을 덮쳐 두 동강을 내고서도 항해사가 배를 몰아 도주했다는 것이다.
대강호(9.77t) 침몰사건을 수사 중인 목포해경은 5일 어선을 전복시킨 후 도주한 한국선적 LPG 운반선 오션 US호 (2천967t) 이등항해사 이모씨를 긴급 체포했다.
당직 근무자로 조타기를 잡은 이씨는 이날 오전 1시27분께 사고 해역에 그물을 내려놓고 조업 대기하던 대강호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이 사건 하루 만에 이씨를 검거할 수 있었던 데는 항적자료가 일등공신이었다고 한다. 항적기록을 해군 등으로부터 넘겨 받아 이 시간대 사고 해상을 지난 선박 50척을 대상으로 10분, 5분, 1분 단위로 나눠 항적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사고 어선과 1마일 거리의 항해 선박이 3척으로 좁혀졌다. 해경은 5일 US호 선체에서 충돌 흔적을 발견하고 이씨를 붙잡았다.
이번 사고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바다 뺑소니로서 그로 인해 7명이 실종됐기 때문이다. 어선을 파괴한 것도 모자라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선원들을 구조하지 않은 채 도주한 것은 살인이나 다를 바 없다.
해상에서 기관 고장을 일으킨 선박이나 사고로 인해 선원들이 표류할 때, 지나가는 선박이 이들을 구조해 준다. 그것은 인도주의다. 전쟁 중에도 적군을 살리는 건 불문율처럼 돼 있다.
사법당국은 중형을 내려 재발 방지에 나서야 한다. 바다의 특성상 뺑소니는 더 큰 화를 부르게 되기 때문이다.
해경은 사고 해역에 대한 광범위한 수색을 벌여 반드시 실종자를 찾아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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