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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방 연쇄 강도 ‘의혹 투성’ |
2007년04월10일(Tue) |
경찰, 특진·현상금·목소리 수배 등 수사력 동원 불구 뚜렷한 성과 없어
업주들 “휴업이라도 해야할 판” |
경찰 치안력을 비웃듯 광주지역 곳곳에서 5개월째 잇따르고 있는 연쇄 노래방 강도사건을 둘러싼 경찰 수사가 의혹 투성이라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업주들은 “휴업을 고려할 정도”로 고민의 골이 깊어가고 있다.
9일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광주지역에서 발생한 노래방 흉기 강도사건은 접수 또는 확인된 사례만 13건에 달하고 있다.
경찰은 이에 ‘경장-경위급 특진’ ‘현상금 500만원’ ‘목소리 수배’ ‘몽타주 제작·배포’ 등 가능한 모든 수사력을 동원해 범인 검거에 주력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이렇다할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우선 용의자가 단독범인지, 2~3인조인지 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태며, 동일범의 소행인지 모방범죄인지도 규명이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발생 사건에 대한 초기 분석도 엇박자가 나기 일쑤다.
일선 경찰서에서는 지난 4일 이후 연거푸 발생한 2건에 대해 모방범죄에 무게를 두는 반면 수사본부격인 전남경찰청 수사과는 “체격, 말투, 수법 등을 따져볼 때 동일범의 소행으로 본다”는 입장이다.
전체 13건 중 지난 4일 오후 6시30분께 광산구 월곡동에서 발생한 사건을 제외하곤 모두 ‘새벽녘 지하 노래방’에서 발생한 점을 두고도 전남청은 동일범의 근거로, 일선서는 개별 사안으로 보고 있어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범죄 해결의 첫 단추가 될 단서들이 제대로 꿰어지지 않다보니 수사는 이렇다할 진전없이 수개월째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고 이 와중에 ‘보고 누락’까지 발생, 물의를 빚고 있다.
실제 지난달 26일 오전 4시30분께 흉기 강도사건이 발생한 서구 화정동 A노래방의 경우 앞서 지난 2월15일 오전 4시께 똑같은 피해를 입었음에도 노래방 강도가 아닌 단순 공갈사건으로 분류돼 상부에 보고된 것으로 확인돼 ‘치안 시스템에 구멍이 난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일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2~3인조 노래방 강도와 불법 영업을 우려, 신고하지 않은 경우까지 합하면 발생 건수는 20여건에 달할 것이라는 자조섞인 말까지 나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택순 경찰청장은 지난달 27일 여수를 방문한 자리에서 “살인, 강도가 난무하는 지역은 (세계박람회를) 유치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도 노래방 연쇄 강도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대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즉답을 회피한 바 있다.
전남경찰청 일부 고위 간부들도 “노래방 강도는 흔한 사건 중 하나로 살인이나 납치 등 강력사건에 비하면 사안이 가볍다”면서도 5개월째 사건해결이 미뤄진 데 대해서는 “조만간 해결된다”는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노래방 업주 김모씨(44)는 “자고 나면 강력사건이 일어나고, 잊을만 하면 노래방 강도가 불쑥 터져 불안해서 못살겠다”며 “휴업을 하든지, 업종이라도 바꿔야 판”이라며 치안력 한계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양호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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