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의 2012년 가계동향 발표에 따르면, 식료품의 소비지출은 월평균 34만3천원으로 전년에 견줘 2.9% 증가했다. 전체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엥겔지수도 14.2%로 전년보다 다소 올랐다. 이는 일반적으로 식료품은 반드시 소비해야 하는 필수재로서 모든 가계지출의 최우선 순위이다.
따라서 엥겔지수가 높아졌다는 것은 서민 생활이 그만큼 팍팍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고 하다. 식료품 원재료의 대부분은 농산물이기 때문에 식료품 가격이 올랐다 하면 화살은 농산물 가격에 쏠린다. 실제로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는 안정됐지만, 체감물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농산물 가격은 많이 올랐다. 문제는 농산물 가격은 올랐다지만 농가의 경제사정은 별반 나아진 게 없다는 점이다.
정부는 그동안의 경제개발 과정에서 저농산물 가격 정책을 통해 농산물 소비자의 필수생계비를 경감시키는 정책을 펼쳐 왔다. 그 결과 저소득 계층의 엥겔지수도 20% 수준 내외로 안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그렇지만 이런 성과의 뒷면에는 농업인들의 희생이 숨어 있다. 중국의 값싼 농산물이 국내에 유입되면서 저농산물 가격 정책이 탄력을 받았다. 그렇지만 중국 농산물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이런 정책기조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최근의 농산물 가격 상승이 이러한 현상을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농산물 가격의 안정화도 중요하지만, 피땀 흘려 농산물을 생산한 농업인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고 있는지도 검토돼야 한다. 새롭게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국민행복을 강조하고 있다. 경제성장 일변도의 정책에서 벗어나 궁극적으로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경제발전 전략이 추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서는 농업인의 희생을 전제로 하는 저농산물 가격 정책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저임금 노동정책이 근본적으로 수정되고, 고비용 저효율의 농산물 유통구조의 개혁도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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