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피겨퀸이 화려하게 귀환했다. 우리나라 피겨스케이팅의 대들보 김연아가 캐나다 세계선수권대회 여자싱글에서 환상적인 무결점 연기를 선보이면서 1인자로 우뚝 섰다.
20개월 만의 복귀전이었지만 그에게 경쟁자들은 상대가 되지 못했다. 당초 국제빙상경기연맹은 김연아를 비롯해 아사다 마오(일본),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의 3파전을 예상했으나 보기좋게 빗나갔다.
그것도 2위와의 점수차를 무려 20점 이상 벌린 ‘피겨 여왕’의 완벽한 재기였다. 요동치는 한반도 정세와 안갯속 정치권에 불안해 하는 국민들에게 모처럼 활짝 웃음을 선사한 쾌거라 하겠다.
이날 김연아의 프리스케이팅 연기는 ‘클린’ 그 자체였다. 시간이 더해 갈수록 그는 차원이 다른 연기를 펼치면서 가산점 행진을 이어갔다. 올 시즌 여자 싱글 최고점을 찍은 것은 물론이고, 역대 2위의 훌륭한 기록을 남겼다.
최고 기록 역시 그가 지난 올림픽 때 세웠으니 김연아 독주 체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림픽 금메달을 딴 이후 근 2년간이나 방황하면서 대회에도 나가지 않았건만 이처럼 화려하게 돌아올 수 있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김연아의 세계선수권 우승은 그 의미가 매우 깊다. 홀로 출전한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함으로써 대한민국이 피겨 여자싱글 한 종목에서만 무려 3장의 소치 올림픽 출전 티켓을 거머쥐게 됐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 피겨 역사상 처음 맞는 경사다.
더욱이 2018 평창올림픽을 준비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소치에 두 명의 유망주를 더 출전시켜 경험을 쌓게함으로써 큰 도움을 받게 됐다.
이제 김연아는 올림픽 2연패를 위해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힘을 쏟아야 한다. 올림픽 직전 해에 열린 세계선수권 우승자가 금메달을 딸 확률이 77%에 이르지만 결코 방심해선 안 된다.
새 안무를 준비하는 동시에 점프의 질을 향상시키고, 스텝과 스핀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서 확고한 1인자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 그리하여 불멸의 금자탑을 쌓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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