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원이 자유경제 논리에 적용되며 적자를 면치 못하자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 1977년 의료보험의 도입으로 의료의 대중화가 시작되면서 병원의 폭발적인 증가로 민간병원이 급성장 하게 되었다. 이에 의과대학을 허가 받으면서 대학병원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 시작했고 정부는 민간자본 투자 지원을 통해 민간의료원의 위상이 더욱 커지는 결과를 낳게 하였다.
하지만 공공의료원은 시장성이 약해 민간 참여가 어려운 영역에 국한 되었고 이로 이어지는 것은 공공병원의 투자가 위축되고 적자 경영으로 지역 살림의 골칫거리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수익성과 공익성의 충돌이다. 공익에 중점을 두고 저소득층의 의료 안전망으로의 평가를 받아야 할 공공 의료원이 수익성에만 평가를 받게 되었고 공공의료원의 존재의 가치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다. 민간 의료원에 비해 터무니없이 불리한 조건에서 서로 비교경쟁 하는 것도 한몫했다.
보건복지부 최근 자료에 따르면 전국 34개의 공공의료원이 있지만 의료수입으로 흑자를 보는 곳은 김천의료원 단 한곳을 제외하곤 모두 적자경영을 면치 못하고 있다. (김천의료원도 지방의료원 운영평가에서 허위 서류를 제출해 전국 1위를 차지했다는 민원으로 고소고발이 난무한 상태이다.) 이에 당연한 결과로 적자 경영에 따른 부채 증가로 유능한 의료인을 초빙하여 질 높은 의료기술을 기대하기 더욱 어렵다.
이는 이번 진주의료원 사태로 공공의료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공공의료원의 상징물인 진주의료원은 103년의 역사를 지녔지만 적자운영으로 폐업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1910년 진료를 시작하여 지금에 이르기까지 21세기 경남 최고의 공공기관으로 거듭난다는 모토로 지금까지 이어 왔으나 좋은 취지의 설립을 무색케 할 만큼 의료원 내부 시스템도 이번 사태까지 오게 한몫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더불어 시장논리에 따라 경영이 부실한 병원은 퇴출해야 한다는 입장과 공공의료기관의 공익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는 가운데 정치인들의 개입으로 파장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공공의료기관의 공공성은 저소득층 환자 진료에 있다. 시·군 조례로 비보험 진료 가격과 장례식장 비용을 통제하고 민간 병원이나 국립대병원과 달리 선택 진료·상급 병실료 등이 없어 진료비가 싸다. 그래서 기초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층 환자들이 부담 없이 찾는다.
이처럼 저소득층 의료 안전망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의료 선진화를 이유로 민간 의료원에 치우친 투자와 공공의료제도의 개선, 의료원 자체 운영방식의 개혁으로 적자폭을 줄여 나가 공공의료원과 환자가 지속적으로 함께 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진주의료원 사태가 지역의 의료 환경 개선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인지, 그들의 존재의 이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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