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교육칼럼>디지털 치매 |
2013년04월24일(Wed) |
| 안용호 논설위원(전 광주시교육청 장학담당장학관) |
컴퓨터, 스마트폰, 비디오게임, 네비게이션, 텔레비전과 같은 디지털 미디어는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텔레비전 앞에서 하루 종일 앉아 있는 것이나 엄마의 스마트폰으로 놀고 있는 것은 일상화되었다. 미국이나 독일의 어린이들이 약 7시간 30분을 사용하니까 평균 수면 시간보다 많다고 하겠다.
현대 뇌과학의 연구 결과 디지털 미디어에 너무 많이 노출될 경우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속속 입증되고 있다. 많은 문제점 가운데 어린이의 학습, 특히 지식의 습득과 생성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에 대하여 학교 학습의 측면에서 책 속으로 들어가 살펴보도록 하겠다.
학교학습은 새로운 기계의 발전에 현혹되어 왔다. 영화를 발명한 에디슨은 학교에서 책은 낡고 진부한 것이 될 것이라고 하면서 모든 것은 영화로 학습될 것이며 교육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후 텔레비전이 나올 때나 이어서 컴퓨터가 등장했을 때도 교육정보화를 외치면서 학교 교육에 대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야단법석을 떨었다.
하지만 1970년대에 ‘어학실’과 프로그램화된 수업의 실패를 맛본 것처럼 결과적으로 ‘E러닝’의 성공과 그 이후에 이어진 실패의 산 증인이 되어야 했다. 무엇인가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학교에서는 무엇을 할까? 학교에서 가르친다고 생각하면 잘못이다. 1학년 국어 교과서를 한 시간에 다 가르친 선생님이 있는 것처럼 가르치기로 들면 지식은 얼마 되지 않는다. 학교는 학습목표를 통하여 문제해결력을 기르는 곳이다. 이 과정에서 지식이 습득되고, 사회성이 넓어지며, 뇌가 발달한다.
학습의 기억과 과학에서나 신경생물학 분야에서 뇌는 학습함으로써 기억에 흔적을 남긴다. ‘흔적의 기억’은 가설에 불과했으나 오늘날에는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 디지털 미디어가 신경생물학적인 부분에서 우리의 정신적 프로세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앞에서 학교학습에서 교육은 문제해결 과정이라고 했는데 학습자가 전문인이 되기 위해서는 지식의 본질을 자기 것으로 하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어 의문을 제기하면서 파고들고 퍼즐의 작은 조각들을 의미 있는 하나로 완성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직접 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지식의 습득생성과정에 ‘꿰뚫고 들어가야’하는 것이다. 그런데 디지털 미디어는 피상적이기 때문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 학교에서 배워야 할 것은 지식뿐만 아니라 사회적 능력, 그리고 자기 통제력 등 수없이 많다. 교육은 정신적 건강에 좋으며 우리를 자유롭게 하기도 한다.
학습 측면에서 보면 뇌는 사용과 함께 변화한다. 사용하지 않으면 이 신경학적 하드웨어는 축소된다. 뇌에는 약 천억 개의 신경세포가 있으며, 각 세포 하나하나는 다른 세포들과 최대 1만 개에 이르는 연결부를 가지고 있다. 이 연결부, 즉 스냅스의 수는 약 천조 개에 이른다. 날마다 1만 개가 죽고 1만 개가 생성된다.
뇌는 정신 활동에 따라 계속해서 변화한다. 그리고 흔적을 남긴다. ‘기억의 흔적’은 신경학을 통해 밝혀졌다. 뇌를 쓰면 구조적 흔적을 남긴다. 이를 신경가소성이라고 하는데 다른 말로는 ‘학습’이 된다. 살면서 체험하고 고민하면서 처리한 학습을 한 사람은 뇌에 많은 흔적이 있으며 이 흔적은 정신력을 높여준다. 우리가 정신적으로 얼마나 능력이 있는지는 정신적으로 얼마나 많이 이용당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그런데 디지털 미디어는 정보처리의 깊이를 얕게 한다. 결과적으로 학습이 덜 이루어진다. 미디어와 인터넷은 피상적인 활동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가령 예전에는 읽었지만 이제는 스치듯 지나치고 있다. 온라인에서 서핑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사용은 기억력의 약화로 이어지고, 정보 검색 능력이 약화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인터넷 중독까지 유발하데 된다. 2010년의 통계로 우리 학생들의 12%가 중독되었다고 하니 큰 문제다.
컴퓨터 소유가 학업에 미치는 연구도 모두 부정적이다. ‘컴퓨터 망상’ ‘인터넷 패러독스’로 회자되었다. 학습방해 기계들의 역사도 진행 중이다. 컴퓨터는 우리의 정신적 활동을 앗아간다. 인터넷은 독자적인 정신활동의 가능성을 축소시키고 기억의 활용도 감소시킨다.
또 자기 통제력의 상실, 고독 그리고 우울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도 사고력을 높이지 못한다는데 문제가 있다. 공부에서는 자료가 없으면 없을수록 좋다.[관리자 기자]
|
|
 돌아가기
리스트 보기 출력하기
|
|
|
|
 이 슈
|
|
연재특집
|
코믹스-200727.jpg)
.gif)
.JPG)
1.jpg)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