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식 박사, 5·18 구술기록 수집 연구수행팀 선정
“폄훼·역사왜곡 끝내기 위해 힘들어도 반드시 해야”
“인터넷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왜곡되고 있는 5·18의 진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담아내겠습니다.”
조선대학교 민주화운동연구소의 전임연구원 조성식(54·역사학 전공·사진) 박사는 1980년 5월 광주의 중심에 서 있었다.
당시 전남대 1학년으로 재학 중이었던 조 박사는 1980년 5월18일 오전 11시, 전남대 정문에서 선후배들과 함께 전두환의 신군부에 맞서 민주화를 외치며 반독재 투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계엄군과 수차례 맞부딪치기도 했다.
계엄군이 시민에게 발포하기 시작했던 19일, 조 박사는 금남로 가톨릭센터 앞에서 계엄군의 총과 칼에 쓰러져 가던 광주 시민의 모습을 33년이 지난 현재까지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24일 조 박사는 “차마 잊을 수 없고, 잊어서도 안 될 역사”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3일 5·18기념재단이 공모한 5·18민주화운동 구술기록 수집 연구수행팀으로 선정됐다.
앞으로 그는 8개월여간 5·18민주화운동 관련자들을 만나 당시 상황을 듣고 기록한 뒤 구술보고서를 작성하게 된다. 책으로 기록되지 않았던 80년 5월 공백의 역사를 채워가기 위한 작업이다.
이번에 수집할 구술 기록은 1980년 5월19일 금남로 가톨릭센터 부근에서 벌어졌던 시민과 계엄군의 충돌 상황과 20일 광주시민들이 벌인 차량시위 현장의 목격담 또는 체험담이다.
33년 전 자신이 경험했던 악몽 같은 기억을 다른 사람들로부터 끌어내야하는 것이다.
조 박사는 “같은 아픔과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80년 5월 아직 기록되지 않은 역사를 구술로 수집하는데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연구수행팀 공모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조 박사는 “2006~2007년과 지난해에도 구술 수집에 참여했는데 구술 대상자 10명 중 2명은 기억해 내는 것조차 힘들다며 중도에 포기했다”며 “그 만큼 기록하는 사람도 기억해 내는 사람도 힘들 수밖에 없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조 박사는 이어 “그렇더라도 최근 인터넷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5·18 폄훼와 역사 왜곡을 끝내기 위해서는 힘들어도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라며 “국민들에게 5·18의 진실을 보다 더 정확하고 자세히 전달할 수 있도록 관련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담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5·18기념재단은 지난 2005년부터 ‘구술생애사를 통해 본 5·18의 기억과 역사’ 시리즈를 발간해 왔다.
2006년 1권(교육가 편), 2권(사회활동가 편), 2009년 3권(농민운동가 편), 2010년 4권(공직자 편)이 발간됐으며 지난해부터는 인물 중심이 아닌 5·18 당시 사건을 중심으로 구술 기록을 수집하고 있다. <이용영 기자>
코믹스-200727.jpg)
.gif)
돌아가기
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