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위상은 국제무대에서는 어느 정도일까. 인터넷에 대한민국을 검색해보면 간략하게나마 알 수 있다. 경제지표로는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세계 15위 규모다.
특히 지난 G20 서울 정상회의 개최는 우리나라의 높아진 국제 위상을 단면적으로 보여준다. 아시안게임·하계올림픽·월드컵 개최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까지 스포츠 강국은 또 다른 수식어다.
박인비 LPGA 투어에 이어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호투와 이대호의 호쾌한 타격만으로도 한국의 입지는 높아지고 있다. 국제무대에 ‘코리아’를 각인시킨 데는 한류 열풍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인을 열광케 하는 한류는 국제 대중문화를 선도하는 우리나라의 저력이기도 하다.
경제, 스포츠, 문화 등 국제 질서에 미치는 우리나라의 영향력은 성장 중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인의 시민의식은 어느 정도일까.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통할 만큼 성숙한 면모를 갖췄을까. 안타깝지만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일부 비양심 행위가 아직은 선진국일 수 없다는 아쉬움을 만든다. 얼마 전 지역 상가 건물에 주차를 하고 나오는 길에 건물 관리인과 한 운전자의 대화를 듣게 됐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대한 가벼운 실랑이였다. 비장애인이 장애인 주차 공간에 차를 세워두자 관리인이 제지하는 상황이었다. 안타깝게도 운전자의 압승으로 끝났다. “단속돼도 괜찮다. 과태료 내면 그만이다.” 결국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는 건강한 비장애인의 차량이 덩그러니 세워졌다.
장애인을 울리는 비장애인의 얌체 주차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단속 인력의 한계로 적발되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위반 건수는 더욱 많을 것으로 보인다. 후천적인 장애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누구나 몸이 불편해질 수 있다.
보행이 불편한 장애인의 편의를 위해 전용 주차구역은 비워둬야 한다. 법과 질서를 무시하고,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이보다 중한 마음의 장애는 없을 것이다. 정해놓은 규칙을 무시하거나 남을 배려하지 않으면 누군가는 피해를 보게 된다. 하나 둘 법과 질서를 어기면 결국 모두가 불편한 사회가 될 게 뻔하다. 선진국 도약의 필수요소는 ‘나부터’라는 시민의식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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