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비결 중 하나가 ‘손님은 왕이다’라는 말이다. 그러고 보니 요즘은 어딜 가나 손님을 왕으로 모시는 곳이 많다.
특히 백화점 판매원이나 기업의 콜센터 상담원들을 비롯한 각종 서비스직종 종사자들은 너무나 친절해서 민망할 정도다.
고객에 대한 친절도에 따라서 그들의 직원을 평가하고 이를 연봉에 반영하는 등 고객서비스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들이 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간 경쟁이 격화되었다는 것도 하나지만, 무엇보다도 근본적인 배경은 고객의 태도가 변했다는 것에 있는 듯 하다.
오늘날의 소비자는 예전에 비해 좀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변했다. 예전의 소비자들은 구입한 물건에 흠이 있어도 개인의 운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오늘의 고객은 달라졌다. 단지 보상이나 환불을 요구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기업이 생산할 재화를 소비할 뿐이었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자신들의 의견을 당당하게 주장하여 기업이 소비자의 취향과 요구에 맞는 재화를 생산하도록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나아가서는 소비자관련 정책의 입안과정이나 결정에 직접 참여하기도 한다. 단순히 제품을 소비하는 객체로서가 아닌 시장을 주도하는 능동적인 주체로서의 역할을 하는 ‘소비자주권시대’가 온 것이다.
그렇다면 정치에 있어서는 어떨까. 정치를 시장에 비유하자면 공급자는 정치인들이라고 할 수 있겠고, 유권자를 소비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 분야의 소비자는 매우 적극적이며 능동적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정치인들의 정책을 구매하는 유권자들은 별로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매스컴과 각종 언론 매체에서는 모두들 정치에 대한 불신이 쌓여가고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병든 부위를 과감히 제거하는 대수술이 필요하다고들 한다. 이 수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 누구보다도 유권자들이 집도의로서 주도적 역할을 맡아야 할 것이다.
내 작은 한 표가 무슨 힘이 있어 정치를 변화시킬 수 있겠느냐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그 작은 한표가 모였을 때는 무엇보다도 날카로운 메스가 될 수 있다.
기업의 존망이 소비자의 선택에 달려 있듯이, 정치인의 생명은 유권자의 표에 달려있다. 그만큼 유권자의 한 표는 중요하고 신중하게 행사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현명한 소비자가 기업을 변화시켰듯이 현명한 유권자만이 정치를 변화시킬 수 있다.
어느 지역 출신이고 어느 학교를 나왔느냐를 보고 선택하는 것은 포장만 보고 물건을 구입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인물의 됨됨이나 그의 정책이나 정견 등 내실을 보고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유권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필요한 정보를 수집해야 하는 등 번거로운 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변화를 위해서는 약간의 노력은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정치인은 유권자를 존중해야한다. 아니 유권자를 두려워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유권자를 두려워하지 않게 된 것은 유권자 스스로가 휘두를 수 있는 최대의 권리인 투표권을 올바르게 사용하지 않아서가 아닐까.
오는 4월 25일은 순천시의회의원 마선거구(삼산동·매곡동) 재선거일이다. 이번에야말로 올바른 선택으로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는 현명한 유권자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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