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씨는 최근에 시작한 생리가 7일을 넘기면서 그야말로 폭발 직전이다. 김씨는 생리기간이면 신경이 곤두서면서 생활 밸런스가 깨지기 것이 보통이다.
김씨는 “생리일이 하루라도 줄어든다면 스트레스를 덜 받을 것 같다”며 “질세척을 하면 생리일이 줄어드는 것 같아 매달 2~3회씩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생리기간이 끝나갈 무렵이나 평소에 청결하게 관리하고자 질세척을 하는 여성들이 있다.
요즘에는 생리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질세척을 하는 사람도 많은데, 과연 질세척은 건강에 도움을 줄까?
◇ 질세척이 질염 부른다
전문의들은 질세척을 함으로써 질 속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보다 오히려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산부인과 정재은 교수는 “생리기간은 원래 4~7일 정도로, 보통 일주일이 정상적인 생리기간”이라며 “생리기간을 하루라도 줄이려는 마음에 질세척을 할 경우 오히려 병을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통 질은 산성 상태로 젖산균(락토바실러스)이 정상균주로 널리 퍼져 있는데, 이것이 씻겨내려가면 몸에 해로운 균들이 자리를 잡아 염증을 유발하게 된다.
다시 말해 질세척을 할 경우 피만 씻겨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정상균이 사라져 우리 몸의 면역방어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
드물지만 어린 여자아이도 질염에 걸릴 수 있다. 비누거품으로 빡빡 몸을 닦으면 섬세한 부위에 자극을 줘 오히려 염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 것이 중요하다.
◇ 자가진단보다 진단에 따른 치료받아야
정 교수에 따르면 중국인 동남아관광객이 즐겨 찾는 사우나의 쑥찜 등은 제대로 소독되지 않은 경우가 많으므로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대중탕 등에서 질염을 유발하는 칸디다, 대장균 등을 옮겨 올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다.
정 교수는 “질 주변이 아프다고 해서 소금물, 식초물, 뜨거운 물로 질을 세척할 경우가 많은데 이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며 “면역체계가 떨어진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질 부근이 간지럽거나 따끔할 때에는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질염이 생겼을 경우 자간진단으로 약국 등에서 소염제 등을 구입해 먹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일반적인 소염제와 질염의 치료에 사용되는 약제는 성분과 작용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치료효과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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