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보고회, ‘안전성 문제 없다’ 결론…5시간 넘게 난상토론
정비 과정서 원자력공인검사관 입회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한빛원전 민관합동대책위가 지난 5일 오후 영광군 민간환경감시센터에서 한빛 3호기 안전성 검증 기관 ‘티유브이노르드’의 최종 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제8차 회의를 열고 있다.
한빛(영광)원전 3호기의 재가동 여부를 사실상 결정할 정비 방식 안전성 검증 최종 보고서 채택 일정이 7일로 연기됐다.
한빛원전 민관합동대책위는 지난 5일 오후 영광군 영광원전 민간환경감시센터에서 제8차 회의를 열고 한빛원전 3호기 정비 방식의 안전성 검증 기관 티유브이노르드의 최종 보고서 채택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티유브이노르드는 지난 3일 ‘한빛 3호기 원자로헤드 안전성 검증 최종보고회’를 열고 한국수력원자력이 수행한 ‘덧씌움 보강용접’ 방식은 결함 노즐의 보수에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수원이 3호기 헤드를 전면교체하기 전까지 덧씌움 용접방식으로 수리한 뒤 1년가량(1주기) 사용하는 것은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도 “덧씌움 보강용접을 한 원자로헤드의 안전성을 신뢰할 수 있느냐”는 민관합동대책위의 질문에 “새로 교체한 것만큼 안전하다”는 입장을 재차 전달했다.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이날 회의는 5시간 넘게 난상토론이 이어졌다.
한빛 3호기의 정비 과정에서 원자력공인검사관(ANI)이 입회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티유브이노르드는 지난 4월부터 진행된 한빛 3호기 원자로 압력 용기 헤드의 용접 수행과 육안 검사, 액체침투탐상시험에 원자력공인검사관이 입회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원자력공인검사관은 원자로 헤드와 같은 안전 1등급 기기의 정비 과정에 입회해 작업 전반을 점검하고 감시해야 하지만 한빛 3호기 정비 과정에서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간대책위는 “한수원과 공인검사 기관이 수의 계약을 하는 구조로 돼 있어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며 “공인검사기관과의 계약을 한수원이 아닌 민간 추천으로 직접 계약해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보고서 채택을 거부했다.
반면 정부측 대책위원들은 “원자력공인검사관의 입회는 국제 관행이지만 규정상 의무는 아니다”며 “티유브이노르드측이 개선 사항일 뿐 원전의 안전과는 무관하다고 밝힌 만큼 조속한 원전 재가동을 위해 최종 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며 설득에 나섰다.
특히 불량원전부품 문제로 일부 원전의 가동이 중단돼 올 여름 사상 최악의 전력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문제가 없는 한빛 3호기를 재가동 시키되, 검증 시스템에 대해서는 공동으로 해결책을 강구하자”고 제안했다.
결국 회의는 정부측 대책위가 원자력공인검사관의 검증 시스템 개선안을 만들어 7일 오전 9시 영광원전 민간환경감시센터에서 민간측 대책위와 검토한 뒤 최종 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키로 합의하면서 마무리됐다.
민간 대책위 관계자는 “우리가 선정한 업체가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이를 수용할 방침”이라며 “대신 반드시 검증 시스템을 개선시켜 주민들의 불안 요소를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관합동대책위가 티유브이노르드의 최종 보고서를 채택할 경우 영광원전 범군민대책위원회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한빛 3호기가 재가동된다.
<영광=김동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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