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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정보보호’가 어색해지는 시대 |
2013년06월11일(Tue) |
| 이정아 논설위원 |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내가 행동하고 말하는 모든 것의 기록 가능하며 누군가의 감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어디에서 카드를 쓰는지, 그로인해 어떤 소비를 하고 있는지, 혹은 어떤 경로로 이동하고 누구를 만나고 있는지, CCTV에 여과 없이 노출되기도 하며, 전화를 도청당하기도 한다.
또한 인터넷상 올린 모든 게시물은 과거의 행적 및 개인의 취향을 알아내는 도구로 사용되기도 한다. 마치 인간이 권력에 의해 철저하게 감시받는 세계를 그린 조지오엘의 소설 ‘1984’속에 들어와 사는 기분이다. 우리들을 감시하는 빅브라더의 눈길은 어디에서든 번뜩이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여기서 빅브라더란 사회를 감시하고 통제하는 대명사로 쓰이는 말로 소설 ‘1984’에 등장한다.
최근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인 에드워드 스노든이라는 사람에 의해 미국 국가안보국(NSA) 등 정보기관들이 무차별로 민간인의 전화 통화나 개인정보를 수집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개인의 사생활을 국가가 침해해 왔음을 공식적으로 공개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를 최초 보도한 영국가디언은 영국 역시 방대한 개인정보를 수집했다며 추가 보도했다. 수집된 정보 범위는 이메일, 실시간 메시지, 동영상, 사진, 파일전송, 음성채팅, 로그인시간, SNS, 프로필까지 광범위 하다. 공개되지 않는 무수한 작업들은 아직도 우리가 모르는 어딘가에서 행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는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절대 안전지대는 아니다. 오히려 IT최강국답게 IT를 활용한 데이터 수집이 보다 수월하니 이만한 좋은 먹잇감은 어디있으랴.
그들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수집하고 있는 데이터, 즉 빅데이터라 불리는 막대한 양의 정보는 분석기술을 활용하여 나온 또 다른 결과물은 정보수집 자체도 문제이지만 이 결과물을 그에 대한 아무런 보호 장치도 없이 본격적으로 활용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의 여파도 상당할 것이다.
자유와 인권의 상징이라던 미국부터가 국익을 위한다는 이유로 국가차원의 감시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앞으로 다른 국가들조차 따라할 명분을 제공해줄 뿐만 아니라 수집된 정보의 활용은 훨씬 더 수월한 방법으로 개개인의 제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새로운 개념의 사회주의 국가가 탄생할 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개인정보보호’라는 말이 어색해지는 시대에 접어들었음이 피부로 느껴지는 일이 아닐까.
이를 활용할 국가나 기업 입장에서는 보다 촘촘한 전략구상이 가능하겠으나 활용당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이러한 사실이 몹시 불편한 것은 사실이며, 그것이 정작 우리들에게 이 꺼림칙함을 넘어설 만큼의 어떤 긍정적 도움이 될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물론 다변화하는 현대 사회를 더욱 정확히 예측 가능케 하여 그들에 맞는 맞춤형 정보 제공 및 관리 분석을 통해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기술을 실현시키기도 하겠지만, 과학 기술이 더욱더 발달할수록 자유롭고 개인의 공간을 존중 받고 보호받아야 함에도 거꾸로 가고 있는 현실이 매우 안타까울 뿐이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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