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플(TOEFL) 시험을 주관하는 미국교육평가원(ETS)이 한국 내 7월분 토플시험 접수를 예고 없이 중단하면서 응시생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7월 토플은 10일부터 인터넷으로 접수받을 예정이었지만 응시 신청이 몰리면서 사이트가 마비된 상태였다고 한다. 12일엔 ETS측이 “한국과 일본에선 당분간 접수를 받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사이트에 올려놓았다.
이 바람에 토플 응시자들은 언제 접수가 시작될지 몰라 조를 짜 밤낮으로 컴퓨터를 지키는 형편이다. 식사도 컴퓨터 앞에서 해결하고 화장실에도 컴퓨터를 들고 간다고 한다. 미국 유학을 비롯해 토플 제출 일정이 잡혀 다급해진 응시생들은 인터넷에 “응시 권리를 넘겨달라”는 호소문을 올려놓고 있다.
ETS의 한국 업무대행사에 전화로 접수를 시도할 수도 있지만 다이얼을 수천 번 눌러도 안 됐다는 사람들이 숱하다.
10일부터 사흘 사이에만 28만통의 전화가 몰렸다고 한다. 그런데도 ETS측은 접수가 왜 중단됐고 언제 재개될지 제대로 된 설명도 없다. “나중에 접수 사이트를 확인해달라”는 안내문만 올렸을 뿐이다. 그 후 13일엔 서울과 충남 천안에서 잠깐 접수가 이뤄지더니 다시 중단됐다.
이번 일뿐 아니라 토플 응시생과 학부모들이 겪는 고통은 ‘토플 대란’이라고 할 만큼 심각하다. 국내에서 접수를 못해 가까운 일본, 대만, 필리핀으로 비행기 삯을 들여가며 원정 응시를 떠나고, 응시권에 2~3배 웃돈이 붙어 사고파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토플은 외국인이 영어권 대학에 입학할 때 필요한 영어 성적표다. 매년 180개국에서 55만명이 응시한다. 토플 응시료로 미국으로 넘어가는 달러만도 한 해 100억원 꼴이다. 제대로 된 교육부라면 일본·중국처럼 자체 국가공인 영어시험을 벌써 개발했을 것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거의 모든 영어성적 증명 수요가 토플로 몰리고 있는데도 “곧 국가 공인시험을 내 놓겠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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