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NLL(북방한계선) 포기 발언의 진실을 가려줄 핵심 기록인 정상회담 ‘회의록’ 원본이 증발돼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시스템상의 이유로 아직 찾지 못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회의록 원본 자체가 국가기록원에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회의록 확인이 지체됨에 따라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불거졌던 노무현 대통령이 정상회담 대화록 폐기를 지시했고, 국정원이 이를 비밀보관하고 있었다는 의혹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이미 2008년 참여정부 업무관리시스템인 ‘e-지원’의 하드디스크 교체과정에서 상당수 원본디스크가 사라졌으며, 노 전 대통령이 정권이양 과정에서 상당량의 기밀을 외부로 유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던 바 있다.
물론 정권이 바뀌면서 업무관리시스템의 변경으로 기록이전에 오류가 생겼을 가능성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국가기록물 관리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것으로 이 역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상회담 회의록이 대통령기록물 중에서도 그 중요성이 매우 큰 역사적 문건인 만큼 보관돼 있지 않다는 게 확인될 경우, 이야말로 특검이라도 벌여서 국가기록원이든 전 정권이든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중대 사안이 될 것이다.
다만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하고 우선해야 할 것은 사실을 밝히는 것이다. 여야가 국정원이 가지고 있다는 녹음파일을 통해서라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발언에 대한 사실 확인을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될것이다.
정치권은 이미 회의록이 없는 것을 전제로, 이를 폐기한 것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냐, 이명박 전 대통령이냐를 놓고 공방을 벌일 준비를 하고 있는 듯하다. 끝내 국가기록원에서 회의록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 논란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될 것이다.
정치권이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으로 국민들이 받은 충격과 자신들이 벌려놓은 갈등의 골을 알고 있다면, 관련 의혹부터 명확히 정리하고 논란을 끝낸 다음 책임을 따지는 것이 순서이고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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