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광주 서구 광천동 광주신세계백화점 지하 1층 입구에 설치된 에어컨 4개가 전력난 대비 절전 정책에 따라 가동을 중단하면서 실내 온도가 30도를 육박하고 있다.
5일 오후 광주 서구 광천동 광주신세계백화점 지하 1층.
26~27도를 유지하던 실내 온도가 오후 2시를 기준으로 갑자기 오르기 시작했다.
백화점 측이 신세계이마트 지하 1층과 이어진 통로의 에어컨을 모두 끄자 실내 온도가 어느새 30도를 육박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흐를 정도였다.
백화점을 찾은 고객들도 가방에서 부채를 꺼내 부채질을 하며 더위를 식혔다. 불편을 호소하거나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고객들에게 백화점 직원들은 “정부의 정책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어디를 가셔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한 여름, 백화점으로 들어서는 지하 통로가 찜통(?)이 된 것은 정부의 의무절전 정책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부터 계약전력 5천㎾ 이상인 전력다소비 건물에 대한 의무 절전규제를 실시했다. 규제기간은 오는 30일까지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19일간이다.
광주 지역 40개소, 전남 168개소는 오전 10〜11시와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두 차례에 걸쳐 의무적으로 절전을 한 다음 3~15%의 전력을 줄여야 한다. 소비전력을 줄이지 못하면 6일부터 매일 50만원씩 최대 90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단 병원이나 공항, 군부대 등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때문에 시행 첫 날인 5일 광주지역은 광주신세계백화점 뿐 만 아니라 금호타이어, 기아자동차,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세정아울렛, 하남 산단, OB맥주 공장 등 주요 기업체와 건물 등이 의무 절전에 동참했다.
전남의 경우 여수산단과 광양제철 등 주요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의무 절전을 실시했다.
기업체 등은 직원 휴게실이나 직원들의 이동이 적은 곳의 전등을 끄거나 시스템 에어컨의 가동을 중지하는 방식으로 소비전력을 줄이는데 안간힘을 썼다.
광주신세계 관계자는 “이전부터 소비 전력을 줄이는데 힘써왔기 때문에 지하 통로 이외에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경우 큰 불편은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전력난이 본격화되면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의 운영 시간을 단축하는 등의 방법으로 전력 사용량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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