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태료가 무서워서”…문 열고 냉방 단속 ‘0건’
일부 얌체 매장, 주말 노려 실내온도 낮춰 영업
11일 오후 낮 기온이 35도에 달하는 폭염속에서도 광주 동구 금남로의 한 상점이 냉방기기의 온도를 27도로 맞춰 운행하고 있다.
“요즘은 문 열고 장사하는 매장 없어요” 한 낮 기온이 35도를 웃도는 기록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11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상가. 대부분의 상가들이 굳게 문을 닫은 채 영업을 하고 있었다.
정부가 문을 열어놓은 채 에어컨을 켜고 영업(개문냉방)을 하는 상가와 실내 냉방온도 26도 준수 여부에 대한 집중 단속을 시작한 지 두 달께, 상점 대부분이 정부의 에너지 절약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모습이었다.
일부 매장은 ‘정부 정책에 따라 냉방시 문을 닫고 냉방온도를 26도로 유지하고 있다’는 스티커를 문 앞에 붙이고 영업을 하고 있었다.
규모가 작은 매장은 에어컨을 약하게 트는 대신 선풍기를 활용해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한 이동통신사 매장은 문을 닫지 않고 들어오는 손님들 때문에 단속반에 괜한 오해를 받기 싫다는 이유로 출입문을 아예 자동문으로 교체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광주지역에서는 사상 최악의 폭염과 전력난 위기 속에서도 한 달 여간 ‘문 열고 냉방 영업’ 단속에 걸려 경고장을 받은 곳은 42곳에 그쳤다. 남구 22곳, 북구 9곳, 서구 6곳, 광산구 3곳, 동구 2곳이었다.
2번 이상 단속에 걸려 과태료 부과를 받은 매장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과태료는 50만원(1회)에서 최고 300만원(4회 이상)이다.
동구 한 관계자는 “언론과 공무원들이 지속적으로 홍보활동을 벌여 상점들도 대부분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보다 훨씬 잘 지켜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매장이 ‘절전’에 동참하는 것은 아니었다.
일부 얌체 매장은 주말에 단속반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노려 실내온도를 적정 수준(26도)보다 낮은 22~24도로 맞추고 영업을 하고 있었다.
한 매장은 ‘환기 중’이라는 이유로 문을 열고 한 낮에 영업을 1시간 이상 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부는 눈가림 식 영업을 막기 위해서 단속의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매장 관계자는 “요즘 같은 폭염에도 정부의 정책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매장이 고객들에게 바보 취급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단속의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
한편 광주시는 정부의 지침에 따라 계도기간을 거쳐 지난달부터 냉방기를 켠 채 문을 열고 영업하는 업소에 대해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다. <강흥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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