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 속 신축구장 기대…내년 좋은 성적 기대”
선동열 기아 감독 “흙이라도 퍼서 보관해야 할듯”
지난 4일 오후 광주 북구 무등경기장야구장에서 무등야구장 마지막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무등경기장야구장에서 많은 추억을 쌓았는데 더 이상 프로야구 경기를 볼 수 없어서 아쉬워요. 내년에는 KIA가 신축 야구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주길 기대할게요”
지난 4일 오후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열리는 마지막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대 넥센 히어로즈 전을 찾은 팬들은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부터 올해까지 32년간 호랑이군단과 수많은 야구팬을 웃고 울렸던 무등경기장야구장이 이날 경기를 끝으로 역사속으로 사라지기 때문.
팬들은 마지막 경기를 관람하기 앞서 아쉬운 마음에 야구장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추억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한국 야구의 성지로 여겨졌던 무등경기장에는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26만1천182명이 야구장을 찾았고, 첫 우승을 거둔 1983년 37만7천964명이 무등경기장에서 타이거즈를 연호했다. 32년간 10차례 우승컵이 들어 올려졌고, 1천30만여명이 야구장에서 추억을 새겼다.
20년 야구팬이라는 김종석(39)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무등경기장을 찾았는데 이날 경기가 마지막이라고 하니 가슴이 뭉클하다”며 “좋은 추억을 새겨준 무등경기장에 뽀뽀라도 해줘야 겠다”고 말했다.
한 여성팬은 “1루에서 응원을 하다 파울볼에 맞은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잡혀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았다”며 “다시는 야구장에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경기장에서 뛰고 있는 멋있는 선수들이 보고 싶어 다짐이 깨졌다”고 수줍게 웃었다.
팬들은 이날 만큼은 선수들의 모습보다는 무등경기장이 새겨진 간판이나 관중석 등에서 포즈를 취하며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일부 팬들은 ‘많은 추억 만들어 준 무등경기장 감사합니다’라는 내용이 쓰인 현수막을 관중석 상단에 걸어두며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무등경기장 마지막 시구에 나선 타이거즈 원년 팬 박질선(77)씨는 “32년 전 해태 시절부터 야구를 좋아해 원정경기까지 따라 다닐 정도였다”며 “KIA가 새로운 야구장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팬들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신축구장인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IA가 새로운 역사를 써주길 기대하는 마음도 내비쳤다.
최현선(43)씨는 “10번의 타이거즈 우승을 함께했던 무등경기장의 역사가 신축구장에서도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올 시즌은 허무하게 끝나지만 내년에는 꼭 신축구장에서 한국시리즈를 관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KIA의 선동열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이곳에서 운동을 했기 때문에 무등야구장은 또 하나의 고향과 같은 곳이었다”며 “무등야구장 흙이라도 퍼서 보관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KIA는 무등경기장에서 마지막 경기를 기념하기 위해 선수들의 옷에 ‘기억할게! 우리의 무등’이라는 패치를 부착하고 경기를 펼쳤다. 또 경기가 끝난 후 팬들이 무등경기장의 추억을 새길 수 있도록 운동장을 개방하고, 무등경기장 마지막 입장권을 기념하기 위해 티켓을 별도로 제작해 판매했다. <김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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