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공직에 대탕평 인사를 할 것이다.”, “인재 등용에 있어서 지역을 가리지 않고 능력 있는 분들을 모시겠다는 게 확고한 의지다.” 지난해 10월경 박근혜 대통령이 광주광역시당 전남도당 대선 대책위 출범식에서 한 말이다.
그런데 최고의 권력기간 수장으로 부산경남(PK) 지역 출신이 연속 지명되는가 하면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부의 핵심 요직은 PK출신이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다.
능력을 떠나 출신지가 특정지역에 편중돼 야권세력의 비판을 받고 있으나 이에 굴하지 않고 부산경남 지역 인사의 지명은 지역편중 논란을 더욱 증폭 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탕평과 박근혜대통령이 생각하는 탕평은 다른 것인가.
대통령 입장에서는 당장 자신의 의지를 담아내기 위해 부리기 수월한 이들을 지명하는 것이 편하겠지만 대선 후보시절에 지역차별, 지역감정 등을 의식하고 국민통합을 핵심 플랜으로 내세우며 국가적 목표와 대의명분으로 내세웠으니 지역 안배를 고려했어야 했다.
대선과정에서 호남출신들을 영입하여 국민통합의 의지를 보여 왔던 것과는 달리 설명하기 애매한 행보를 하고 있음은 틀림없다. 정부 인사를 위한 최적의 인물이 특정지역에만 몰려 있을 리도 없을 텐데 말이다.
채동욱 전 총장을 총장 후보로 지명했을 때는 이를 조금이나마 의식했는지 “선산이 전북 군산에 있으니 호남사람”이라고 했다는 끼어 맞추기식의 억지 탕평에 혀를 내두를 뿐이다.
이런 행보가 지속될수록 그저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해 보였던 현실성 없는 연출이었을 뿐, 이런 지역편중을 지양해야 하는 이유는 특정지역의 수장의 사람들 또한 해당 기관에서 핵심 파워맨으로 활동하게 되므로 수장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라인을 타고 기관 전체가 그런 흐름을 타게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특정지역의 인재가 훌륭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서상 학연, 지연, 혈연은 조직을 이루는 주요 구성 요소라는 게 문제다.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행보는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국민대통합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정부 인사는 도덕성과 능력, 국정철학이 제일 큰 덕목일 테지만 대탕평의 약속은 지켜져야 했다. 특정지역 출신이라고 능력이나 자질이 더 뛰어난 것만은 아닐 테니 말이다.
‘화향천리행 인덕만년훈’((花香千里行 人德萬年薰) ‘꽃향기는 천리를 퍼져 나가고 사람의 덕은 만년 동안 향기롭다’는 말이 있다.
국민통합에 의지를 보여 왔던 초심을 되찾고 지역감정으로 분열된 대한민국을 치유하는 대통령이 된다면 그의 향기는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것이다.
모든 지역의 100% 정권이 될 수 있도록 조금 더 의지를 다지고 국민통합의 주요골자인 탕평의 가치를 다시 한 번 확고히 하여 국민통합의 첫걸음을 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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