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이 개방화·세계화와 더불어 일상적인 생활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이나 관련 정책이나 국민의식은 너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대전과 충남지역에서 외국인과의 위장결혼 적발 건수와 이혼사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보도다.
국제결혼이 늘면서 날로 증폭되고 있는 사회문제가 어디 이뿐이겠는가. ‘코시안’으로 대변되는 한국인과 외국인 사이에서 태어난 2세들의 교육문제를 비롯해 외국인 여성들의 한국문화 부적응, 가정폭력과 불화, 국제결혼 알선업체들의 사기행각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물론 혼인유형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일부 불가항력적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나 이처럼 심각한 양상을 드러내고 있는 건 외국인에게 지나치게 배타적인 국민인식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외국인과의 혼인이 국내 총 혼인의 13.6%를 차지하고, 일부 농촌지역의 경우 외국여성과 결혼하는 비율이 40%에 육박하고 있는 정도라면 이젠 편협한 사고에 침잠해 있을 때가 아니다.
국내에서 신부감을 구하지 못해 외국에서 아내를 구해야 하는 우리 농촌의 현실과도 맞물려 있다.
이들은 혼인과 더불어 우리의 가족 또는 이웃이자 한국인이다. 우리의 문화와 정체성을 공유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할 때다.
이들이 한국사회의 그늘진 곳에 버려진 채 주변인에 머문다면 인권 논란은 물론 국가적인 체면 역시 말이 아니다.
정부와 지자체의 책무 또한 적지 않다. 최근 이주 외국인들에 대한 지원정책을 강화해 나가고 있으나 지극히 한시적이고, 전시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들의 현실적인 고충을 덜어주기에는 아직도 요원한 상황이다.
이들에 대한 지원은 단지 시혜적인 차원이 아니라 다민족·다문화국가 시대에 걸맞은 통합정책차원에서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국민의 인식전환 노력이 급선무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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