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새 도로명주소가 전면 시행됐지만 시민들에겐 혼란스러울 만큼 낯설기만 하다.
새 주소체제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택배 등 유통업체는 물론 경찰·구급대·소방관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새주소체제가 정착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아직까지 새 주소를 사용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하다. 옥션이나 11번가, 인터파크 등 인터넷몰 고객 가운데 도로명주소를 쓰는 경우는 전체 고객의 1%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경찰에 사건 사고를 신고해 오는 전화에서도 새 주소를 대는 일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시민들이 새 주소를 숙지하지 못해서이기도 하지만 새 주소를 불편하게 느끼는 일도 허다하다.
새 주소 사용을 둘러싼 혼란은 의외로 심각하다. 택배나 택시기사들은 새주소 대신 옛 주소를 사용하지 않으면 길을 잃기 일쑤고 특히 택배기사들은 새 주소를 옛 주소로 변환하는데 시간을 허비할 정도다.
경찰은 아예 옛 주소에 의존해 사건사고현장을 찾거나 옛 주소와 병행해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는 새 주소에 동과 아파트 이름 등이 사라진 때문이다.
정부가 수년간을 준비해왔지만 여전히 개선해야 할 일은 많다. 골목길 등에 달아놓은 새 주소 표찰만으로는 옛 주소를 상기하기란 무리다.
낯익은 지역을 가더라도 새 주소만으로 찾기가 힘든 판국에 낯선 곳을 달랑 새 주소만 명기된 표지판만 보고 찾아간다는 건 미로 찾는 것과 마찬가지다.
새 주소 시행시 예고된 혼란에 대처하지 못한 당국의 책임이 작지 않다고 본다.
우선 표지판이라도 시민들 눈에 잘 띄도록 더 크고 세분화해 만들어 설치해야 한다. 여기에 단지 주소만 나타낼 게 아니라 옆 주소의 방향까지 제시해야 한다. 후속조치가 없는 한 새주소로 인한 혼란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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