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를 비롯한 가스, 상하수도요금이 거침없이 뛰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빚이 32조원에 달하는 한국가스공사가 평균 5.8% 가스료 인상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2월(평균 4.4%)과 8월(0.5%)에 이어 일 년 사이 세 번째 인상이다. 가스공사측은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원료비 인상분을 장기간 반영하지 않아 가스공사의 재무구조가 크게 나빠졌다”고 주장한다.
물론,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요금으로 부채가 증가한다면 문제다. 그러나 요금인상이 불가피할 정도로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가스공사가 자구노력을 하는 것 같지 않다.
가스공사의 평균 연봉은 에너지 공기업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부채비율이 385%나 되지만 직원 성과급은 차질 없이 꼬박꼬박 지급했다.
전기는 작년 두 차례에 걸쳐 평균 9.4%인상 됐으며, 올해 1일부터 가스비는 서울시 기준 평균 5.8% ‘기습인상’됐다. 가스수입을 독점하면서도 도입 단가가 세계2위로 높은 점도 문제다.
지난해 9월 감사원은 가스공사가 천연가스의 장기수요를 과다 예측해 연간 150~200만 톤의 장기물량을 필요 이상으로 들여와 약 10조5천억원을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부실-방만 경영으로 발생한 원가상승 부담을 국민에게 떠넘겨서는 안 된다. 자구노력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는데 요금부터 인상하겠다니 소비자인 국민은 기가 찰 노릇이다.
우리는 전기·철도·수도 같은 공공재이용료가 평균적으로 다른 선진국보다 싸다. 공공요금 중에는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원가보다 낮게 책정된 공공요금은 최소한 원가는 회수할 수 있도록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수돗물이나 전기를 헤프게 쓰는 풍조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공공요금을 올리더라도 먼저 국민 부담을 최소화할 방안을 찾아본 뒤에 다른 대안이 없으면 요금을 올려야 할 것이다. 어수선한 연말연시를 틈타 꼼수를 부려 기습 요금인상을 할 것이 아니라, 뼈를 깎는 자구노력 후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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