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연초까지 전국에서 수백 건의 정치인 출판기념회가 열린 것으로 추정된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하루걸러 한 번 열린다 할 만큼 출판기념회가 성시(盛市)를 이루기는 지역 사정도 마찬가지다.
정치인이나 정치지망생들이 선호하는 출판기념회를 법의 영역 안에 끌어들일 때가 온 것 같다. 이는 출판기념회란 저자가 작성한 초판의 글이 나왔을 때에 저자의 업적을 기리고 그것을 축하하기 위해 그 저자의 선배나 친지들이 베푸는 모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요즘 출판기념회가 선거용으로 퇴색되면서 일부에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지자체장과 교육감 선거가 민선으로 실시된 이후 출판기념회가 후보자들이 돈도 챙기고, 자신의 조직을 재점검하며 세도 과시하는 정치집회로 오용되면서 일부 유권자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올해의 경우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 예정자들의 출판기념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선거법 상 오는 3월 6일부터는 의정활동 보고와 함께 출판기념회가 금지됨에 따라 앞으로 2개월 동안 지역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가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출판기념회가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왜곡되고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기념회를 통해 후보 측의 세력을 부각시키는 데만 힘을 쏟다 보니 책의 내용에는 관심조차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면식도 없는 출마예정자들로부터 날아드는 문자메시지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평소 안면이 있는 예비후보자들의 경우 체면상 안 가 볼 수 없어 참석할 경우 덜렁 책 한권 값만 가지고 갈 수 없는 부담이 따르며 선거를 앞두고 한두 번이 아니어서 그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많다.
감시 사각지대인 출판기념회 모금은 더 늦기 전에 정치자금법으로 다스려야 마땅하다. 노골적인 선거운동이 아니라지만 출판기념회 행사가 버젓이 선거운동 양식으로 자리매김한다면 결국 선거운동이다.
일각에서 신종공해라는 말까지 등장하고 있음을 직시해 진정성과 의미있는 출판기념회가 되었으면 한다.
코믹스-200727.jpg)
.gif)
돌아가기.JPG)
.jpg)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