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NH농협카드·롯데카드 등 3개 카드사에서 사상 최대 규모인 1억580만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사건은 대재앙이다.
3개 카드사 고객 중 중복된 인원을 제외하면 이번 정보 유출 피해자는 1천500여만명으로 추산된다. 전국 카드 보유자 2천만명의 70%가 넘는 수준이다. 사실상 경제활동을 하는 국민 모두가 정보를 도둑 맞았다.
이번에 빠져나간 개인 정보는 성명·휴대전화번호·직장 전화번호·자택전화 번호·주민번호·자택주소·직장정보·주거상황·결제계좌·결제일·신용한도금액·결혼 여부·신용등급 등 최대 21개에 달해 어떠한 금융 사기도 가능한 수준이다.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정보만으로도 홈쇼핑, 온라인쇼핑 등에서 쇼핑을 할 수 있고, 아마존 등 해외 사이트에서도 물품을 구매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행히 비밀번호와 CVC번호는 유출이 안됐고, 검거된 개인 정보 유통업자가 다른 곳으로 유출한 흔적이 없다는 검찰발표도 있지만 국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처럼 엄청난 파장을 몰고올 고객정보가 보안업체 직원에게 통째로 넘어갈 수 있을 정도로 허술한 카드사들의 보안체계에 말문이 막힌다. 2011년 현대캐피탈의 정보유출 사고 이후 나온 대책도 무용지물이라는 것이 이번 사태로 입증됐다.
일차적으로 정보 유출 사태가 터질 때마다 안이한 수준으로 대처해온 금융권의 책임이 크다. 고객정보 관리를 비용절감 차원에서 외부보안업체에 맡기는 관행이 사라지지 않는 한 정보 유출은 근절되기 어려워 보인다.
또 고객정보 보호는커녕 이 정보를 이용해 부가적인 영업자료로 활용하는 금융권의 관행도 고쳐져야 한다.
나아가 수차례에 걸친 개인정보 유출사고에도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겠다는 금융권의 말만 믿고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 금융당국의 무사안일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사회적 비용과 혼란이 엄청난 만큼 책임자 문책과 징벌적 제재금 인상 등 인적·물적 처벌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당장은 고객이 안심할 수 있도록 신용카드 교체 발급, 은행 계좌 변경과 같은 후속 조치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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