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 싱크탱크인 콘퍼런스보드의 ‘2014년 생산성 보고서’에 나타난 우리나라 노동생산성은 걱정스럽다 못해 충격적이다. 지난해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32.3달러로 조사대상 126개국 중 30위였다.
이는 미국(67.3달러)의 48%에 불과하며 구제금융 위기를 가까스로 넘긴 슬로베니아(39.8달러)를 비롯해, 몰타(36달러), 슬로바키아공화국(33.4달러), 국가부도 위기까지 갔던 그리스(32.8달러)보다도 뒤진다.
지난 3년간 우리 근로자 1인당 노동생산성 증가율도 1.26%로 세계 평균(2.03%)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번 보고서는 한국 근로자가 노동시간은 세계 최장 수준이지만 생산성은 여전히 낮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시켜 주는 연구결과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1월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2012년 우리나라 근로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천163시간으로 OECD 34개 회원국 중 멕시코(2천226시간) 다음으로 길었다.
노동의 ‘양’은 많은데 ‘질’이 떨어지는 것이다. 문제는 ‘질’이 개선되는 속도도 세계 평균을 크게 밑돈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 근로자와 기업의 국제경쟁력이 좀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경고신호다.
콘퍼런스보드의 이번 발표에서 특히 우려되는 것은 우리나라가 총요소생산성(TFP)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지난해 TFP 증가율은 0.4%로 제조업 경쟁국인 대만(0.9%)이나 일본(0.7%)에 크게 뒤진다. 이는 사실 근로자보다는 기업에 더 큰 책임이 있는 부분이다. 우리 기업이 기술 혁신 등에서도 경쟁국 기업에 밀린다는 것이므로 냉철한 반성과 개선이 요구된다.
‘도요타 방식’(Toyota Way)을 연구하러 일본 도요타자동차 공장을 견학하고 돌아온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감탄하는 것은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작업하는 조립라인 근무자들의 모습이다. 우리도 분발해 노사가 힘을 합쳐 생산성 제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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