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쟁의 폐허 속에서 공포와 두려움으로 가득 찬 하루를 가까스로 넘기고 내일의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 그들은 오늘도 괴로움 속에 잠이 든다.
그러다가 갑자기 쾅하는 소리와 함께 와르르 건물이 무너진다. 혹시나 누군가의 숨이 붙어 있을까 하는 작은 희망으로 필사적으로 무너진 건물더미로 몰려든다. 아무런 장비 없이 맨손으로 바닥을 긁기 시작하고 자신의 손이 찢어지는 줄도 모르고 끝없이 파낸다.
그리고 아주작은 아이를 발견하고 건물더미 속에서 생명을 건져내는 기적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 이 작은 아이를 구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동영상으로 찍혀 유투브에 올라왔다. 이 동영상은 끝 모를 어두움 속에 피어나는 작은 희망의 기적처럼 크나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이들이 본 기적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또 한 번 알 수 있게 해준 감동적인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초에 발생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기적일 뿐이었다. 이 동영상은 시리아 정부군의 민간에 대한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살아남은 아주 작은 아이에 관한 실제 이야기다.
시리아는 중앙집권공화제로 1971년 하페즈 알 아사드 대통령이 집권한 이래 일당독재 하에 철통정치를 이어오다 2009년 병으로 죽기 전 아들에게 세습을 하여 2013년 현재까지 독재를 이어 오고 있다. 수도 다마스쿠스는 4000년의 장구한 역사를 가진 도시로 기나긴 역사만큼이나 장기간의 독재부터 시작하여 민주화투쟁, 종교 갈등까지 두루두루 섞여 내전으로 이어지는 등 실마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꼬여 있다.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나라 시리아는 어쩌다 한번 뉴스거리로 등장하는 낯선 나라였을 뿐이다. 하지만 무언가 모르게 동정이 가고 공감이 가는 상황들이 눈길을 뗄 수 가 없다. 아마도 비슷한 과거가 존재하기 때문일 거다.
독재로 인한 암울한 과거, 민주화를 위한 수많은 희생, 우리에게는 익숙한 과거들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13만명의 죽음과 함께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얼마나 더 많은 희생을 강요당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더 끔찍한 것은 현 정권이 자국민을 체계적으로 고문·살해 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발견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을 위한 지도자가 없는 독재란 시계를 거꾸로 돌릴 뿐이다. 인권과 자유는 온데간데없고 무차별적 학살과 지울 수 없는 역사만 기록될 뿐이다.
독재와 정부군을 이용한 민간인학살을 우리는 익히 경험을 해봤다. 수년이 지나도 몸서리칠 만큼 끔찍했던 기억을 지울 수 없어 괴로워한다. 하지만 자행했던 자는 이제나 저제나 명분을 만들어 미화시키기 바쁘다.
현재 시리아 정부군은 어떤 명분으로 자국민을 죽음의 고통으로 내몰아 가는지, 그 명분이라는 것이 죽음과도 견주어 볼만한 명분인지 궁금하다. 그들의 평화로운 내일은 언제 다시 찾아올까.
코믹스-200727.jpg)
.gif)
.jpg)
돌아가기.JPG)
.jpg)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