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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의 깊이와 넓이 / 안용호<논설위원, 광주 금당초등학교 교장> |
2007년04월25일(W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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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생각을 키워주는 일련의 끈질긴 작업이라고 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교육은 그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의 싹을 키워주는 일이라고 정의하는 제 3의 심리학자들의 주장에 이르면 더욱 확실함을 느낀다.
지금까지 우리는 알게 모르게 사고력을 키워주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해 왔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또한 고등정신기능을 기르기 위하여 사고한 바를 언어를 통해서 표현하고 언어를 통해서 사고할 수 있는, 학습자의 지식습득 과정을 중시하는 학습자 중심의 학습에서는 더욱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필자는 창조적 지식기반사회에서 5대양 6대주를 누비며 세계 제일의 어린이가 되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어떤 생각을 갖게 해야 할까 골똘히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자 초임 교사 시절, 미국 어머니들은 어린아이가 넘어졌을 때 ‘일어나거라’라고 말만 한다는 것을 들은 것이 생각났다.
우리 어머니들은 달려가서 불어주고, 닦아주고, 털어 주며, 어디 다치지는 않았냐고, 마치 자기가 다친 것처럼 애정을 표하는데 미국의 어머니들은 우리와는 정반대라는 것이 충격적이었던 것이다.
나는 그렇게 하는 것이 ‘자립심을 키워주고 스스로 모든 일을 해결하게 하는 좋은 일이다’는 설명을 진리처럼 받아들였고 지금까지 그 생각 속에 갇혀 살아왔다.
어릴 적부터 부모님이나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은 부모에 효도하고 형제간에 우애하며 친구를 믿음으로 사귀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것이었다. 우리들은 그런 생각의 지도를 그리며 살아왔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동양과 서양은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어린이들에게 다른 생각의 지도를 그리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양과 서양, 무엇이 다른가? 동양은 더불어 사는 삶을, 서양은 홀로 사는 삶을 강조한다. 보는 것도 동양은 전체를 보고 서양은 부분을 본다. 동양은 동사를 통해 세상을 보고 서양은 명사를 통해 본다. 동양은 경험을 더 중시하고 서양은 논리를 중시한다. 동양은 정신이 앞서고 서양은 물질이 더 앞섰다고 한다.
여기서 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의 차이가 왜 이렇게 다를까? 유사 이래의 인류 역사를 인간과 자연의 변증법적인 발전 관계로 파악한다면 쉬울 것 같다.
생태 환경이 사회 구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볼 때, 사회 구조는 주의와 형이상학적 신념에 영향을 미치고, 민속형이상학이 인식론과 사고 과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사료된다.
즉, 동양과 서양 두 사회의 생태환경이 경제적인 차이를 가져왔고 이 경제적인 차이는 다시 사회 구조의 차이를 초래했다. 그리고 사회 구조적인 차이는 각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사회적 규범과 육아 방식을 만들어 냈고, 이는 환경의 어떤 부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지를 결정했다. 그리고 서로 다른 주의 방식은 우주의 본질에 대한 서로 다른 이해를 낳고, 이는 다시 지각과 사고과정(인식론)의 차이를 가져왔던 것이다.
동양과 서양은 의학에서, 법률에서, 논쟁에서, 과학과 수학에서, 국제관계에서, 인권 문제에서, 종교에서 확연히 차이가 난다.
지금에 와서 누구의 사고방식이 더 옳은가에 대한 대답은 ‘문화상대주의’라는 말로 답하는 것이 옳을 것 같다. 근미래를 보건데 동서양은 서로 수렴되는 진통을 거칠 것 같기 때문이다. ‘문화 차의 미래’라고나 할까?
교실에서 어린이들에게 생각 지도를 그리게 할 때는, 좋고 나쁨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이분법적으로 재단하는 것은 옳지 않고, 우리가 더 확산시켜야 할 교육의 방향, 예를 들자면 인류애, 나눔과 베풂, 사랑 등을 강조한다면 아이들이 더 아름다운 생각의 지도를 그릴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본다.
교실 속에서 어린이들에게 더 깊게 하고 더 넓게 하는 생각 지도를 그리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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