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임명 동의안 철회로 공석 중인 헌법재판소장에 이강국(61·사시8회) 전 대법관을 21일 지명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인사 발표에서 “이 후보자는 판사 재직시 원칙에 충실한 깔끔한 재판진행과 깊이있는 판결로 정평이 나 있다. 법원행정처장과 법원도서관장을 역임해 사법행정 및 법원 조직관리에도 정통하다”고 이 대법관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윤 대변인은 또 “그는 인권·민주주의·시장경제 등 헌법의 보편적 가치와 소수자 보호·복지·환경 등 새로운 헌법적 가치들을 조화롭게 수용해 우리 헌법을 잘 수호해 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지명된 이 전 대법관은 전효숙 전 헌재소장 후보자 지명 당시에도 유력 후보로 경합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자는 1970년대 독일에 파견돼 헌법재판 제도를 연구한 전문가로 구 서독 괴팅겐대 유학을 거쳐 고려대에서 헌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이 지명자는 지난 7월 대법관직에서 물러난 뒤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고문변호사로 일해왔다.
청와대는 헌법재판소 외부인사인 이 전 대법관을 헌재소장으로 지명함에 따라 ‘전효숙 파동’의 재연을 막기위해 재판관 인사청문 요청안과 헌재소장 임명동의안을 함께 낼 방침이다.
새 헌재소장 후보 지명은 노 대통령이 전효숙 전 재판관을 헌재소장 후보에 지명한지 127일만이며, 윤영철 헌재소장 퇴임으로 공석 사태가 빚어진지 98일 만이다.
한편 여야는 이날 노 대통령이 이강국 전 대법관을 새 헌법재판소 소장 후보자로 지명한데 대해 대체로 무난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여야는 다만 이 후보자의 업무능력과 도덕성, 정치적 중립의지 등에 대해서는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철저히 따질 것을 다짐했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후보자는 전문성과 경륜을 겸비한 인사로, 적임자로 평가한다”면서 “특히 헌법 분야의 식견이 매우 뛰어난 분으로 알려져 있고 법조계 내에서도 신망이 두터운 분으로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전효숙 사태’를 겪으면서 헌재의 위상이 많이 실추돼 새 헌재 소장의 역할과 책임이 어느 때보다 막중한 시점”이라면서 “이 후보자가 실추된 헌재의 위상을 되살리고 흔들리는 헌정 질서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인물인지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이 후보자가 헌재 본래의 기능과 역할을 다하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청문회를 통해 정밀 검증하겠다”며 “특히 전효숙 전 헌재 소장 후보자의 절차적 하자를 지적했던 민주당으로서는 이번 청문회에 남다른 각오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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