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범여권의 유력한 후보로 부각되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광주에서 대선 행보에 불을 지폈다.
손 전 지사는 1일 한나라당 탈당 이후 처음으로 민주의 성지 광주를 방문해 대선 예비주자로서 지역 민심 탐방에 나섰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오전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데 이어 전남대 용봉홀에서 ‘선진평화 미래를 열어가자’는 주제로 특강을 실시했다.
이날 특강에서 손 전 지사는 “지난 두번의 대선에서 전략적 선택으로 정권을 창출할 정도로 (광주전남은) 뛰어난 정치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올 대선에서도 이같은 정치력을 보여달라”며 지역의 지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손 전 지사는 “이념과 지역, 남북이 융합하고 조화를 이루는 삼융(三融)의 시대와 융화동진(融和同進)을 위해 5.18정신을 이어받은 광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도 햇볕정책을 이성적으로 인정하면서 감정적으로 거부하고 있다”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은 계승, 발전돼야 한다”고 말하는 등 광주를 향한 구애를 본격화했다.
지난달 30일 지지모임인 선진평화포럼 창립총회를 갖고 세규합에 나선 손 전 지사의 이 날 광주행은 지난 두차례 대선에서 보여준 지역의 표심을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
지난 2002년 대선을 앞두고 광주에서 불기 시작한 노풍(盧風)은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간담회에서는 “통합은 정계개편이 아닌 정치개편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정치세력간 무늬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정치의 틀을 바꾸는 개편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전 지사는 정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과 관련, “서울대의 개혁성과를 올리고 새로운 정치중심을 이루는데 식견을 가졌으나 정치 참여를 접어 안타깝다”고 전제한 뒤 “앞으로도 정 총장과 같이 능력과 식견을 가진 분들이 새정치의 중심을 잡는데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이 날 광주에서 하루를 묵으며 비공식적으로 지인들과 만나는 등 지역여론 수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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