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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의 물결 / 안용호<논설위원, 광주 금당초등학교 교장> |
2007년05월02일(W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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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행복을 좇으면서 산다. 어렸을 때 할머니께서 점을 치신다거나 사주나 관상을 보아주시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는 나에게 꼭 “너는 크게 될 사람”이라는 말씀을 하시곤 하셨다. 할머니께서 우리 가족의 행복을 얼마나 간절히 원하셨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의 삶의 동력은 현실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희망이라는 것을 할머니는 알고 계셨던 것이다.
개인 뿐만 아니라 사회 국가의 염원도 마찬가지다. 미래희망콘서트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이 때, 앞으로의 세계는 국경이 아닌 신기술을 중심으로 한 ‘하이퍼 제국’으로 편성될 것이라고 프랑스의 지성인 쟈크 아탈리는 미래의 물결에서 말하고 있다. 아탈리는 하이퍼 제국 시대는 하이퍼 분쟁 시대를 거쳐 하이퍼 민주주의로 넘어간다는 하이퍼 3단계설을 주장하였다.
기존의 역사서들이 왕이나 제국의 흥망성쇠를 선호한 반면, 아탈리는 세계 경제사에서 핵심역할을 했던 9개의 거점 도시 흥망사를 통해 인류의 역사를 반추하고 있다. ‘거점’으로 성장하려면 배후에 농업생산이 가능한 광활한 농토와 거대 항구, 축적된 자본이 필요하나 가장 중요한 요건은 ‘도시의 정신’이라고 말한다. 이 도시의 정신을 날줄로, 우리가 풀어야 할 교육적 방법을 씨줄삼아 한조각의 천을 짜보자.
첫째, 부족함을 느끼는 정신이다. 아탈리는 결핍에 대한 인식이야말로 새로운 부를 찾아 나서게 만드는 원동력이며 부족함을 메우는 과정에서 역사는 진보한다고 강조한다. ‘공부의 재발견’에서 부족함을 느끼는 정신을 찾아보면 어떨까? 오늘날의 학교 공부는 삶과 격절된 상태에서, 분절화되고 파편화된 지식을 아무 의미도 없이 허겁지겁 주워 모으는 것에 익숙하다.
또 정치화되고 지나치게 상업화된 것을 많은 사람들이 개탄한다. 백약이 무효라는 말도 한다. 공부라는 것을 참된 나를 찾아가는 긴 도정으로 여기며, 공부를 통해 인간의 마음에 있는 참된 본성을 회복하고 성인의 세계에 이르고자 하는 치열한 자기극복의 한 과정으로 여겨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하면 21세기 지식 기반 사회에서 강조하는 교육의 두 축인 창의성 교육과 인성 교육이 동시에 이루어질 것이다.
둘째, 신기술을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문화·정치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이다. 런던을 세계적 ‘거점’으로 성장시킨 증기기관은 프랑스가 원조였고, 베네치아를 지중해 경제의 중심으로 만든 회계보험제도는 제노바와 피렌체로부터 가져온 것이었다. 이것을 교육에 대입해보면, 교육은 즐거운 학습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보다 먼저 해결되어야 할 것은 모든 학생의 학업성취를 보장하는 유연한 교육체제가 구축되는 것이다. 그리고 교실수업을 개선하는 일이다. 교실 수업의 핵심은 교과교육을 활성화하는 일이고, 교과교육의 활성화는 교과의 특질을 고려한 절차적 지식을 습득하는 학습방법의 학습을 전개하는 일이다. 이 때 더불어 함께 하는 교육공동체 형성은 보다 쉬워질 것이다.
셋째, 외부의 엘리트를 받아들이는 개방 정신이다. 막대한 대서양 무역으로 쉽게 거점이 될 수 있었던 스페인과 프랑스의 도시들이 주저앉았던 이유는 외부에서 온 유대인과 신교도들을 쫓아내 인력풀을 넓히지 못한 데 있었다. 오늘 우리는 세계화의 지구촌에서 살고 있다. 우리 교육도 개방을 하여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한 해에 미국에만 10만 명의 학생이 유학을 가고, 세계 여러 나라로 공부하러 가는 조기 유학생이 4만 명에 육박한다고 한다. 각종 교육 규제를 풀고 교육을 개방해야 한다.
이상 아탈리의 도시 정신에 우리 교육을 살리는 방법을 대입해 보았다. 그 위에 우리가 확산시켜야 할 교육의 방향, 예를 들자면 인류애, 나눔과 베풂, 사랑 등을 강조한다면 우리 교육도 거점 도시처럼 역사에 긴 족적을 남기리라 확신한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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