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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 치료 / 안용호 <논설위원, 광주 금당초등학교 교장> |
2007년05월16일(W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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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치유하는 곳’. 고대 그리스 테베의 도서관 입구에 이같은 글이 있었다고 한다. 옛 사람들이 도서관을 단순한 책을 모아둔 곳으로 생각지 않고 인간의 영혼까지 치유하는 곳으로 여겼다니 놀라움을 넘어서 경외감마저 든다.
‘비블리오테라피’는 우리말로 딱 맞게 번역하기는 어렵지만 ‘독서치료’라고 흔히 쓰며, 독서를 통해서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 방면의 연구가 외국에서는 학문적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나 우리나라에는 소개되는 정도이다.
비블리오테라피하면 테베의 도서관이 생각나고, 테베의 도서관하면 책이 떠오른다. 책하면 인간 도서관 1호인 로마의 이쎌, 파피루스, 양피지 점토판, 죽간 등 여러 가지가 떠오르지만 필자가 마음속에 깊이 생각하는 하이데거의 말도 떠오른다.
하이데거는 ‘인간은 세계-나-존재’라고 말했다. 하이데거는 우리가 어떤 세계 안에 있는지에 따라 다른 인간이 되는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이 말이 가슴에 와 닿는 이유는, 책 속의 수많은 세계를 발견하는 아니 책을 통해서 책만큼 많은 세계 속으로 들어가고, 그 세계 안에 내가 있게 된다고 말한 점이다.
책을 통해서 우리는 다른 세계 속으로 들어가거나 다른 세계를 만든 다는 것이다. 책만큼 많은 나를 만들 수 있겠다는 말로도 들리는데 들뢰즈의 ‘책-기계’라고 한 말과 일맥 상통한다고 볼 수 있겠다.
다음으로 떠오르는 것은 정복 왕 알렉산더의 도서관, 전쟁의 신이라 하는 나폴레옹의 진중문고, 진시황의 분서갱유, 세계제일의 도서관인 미국의회 도서관이다. 미국의회 도서관의 장서는 107,834,509권이며 관리하는 고용인만도 4700명이나 된다고 한다. 도서관의 크기가 바로 국력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나 10세기가 넘어서야 대학이 출현했던 외국에 반해 ‘백운 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이라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을 가지고 있고, 4세기에 대학을 만든 문화민족인 우리나라는 그 도서관의 숫자만 봐도 6천여 개로 후진국인 필리핀의 1만5천개에도 못 미친다.
공공 도서관이 400여 개, 학교 도서관은 1만여 개이나 1/10정도가 리모델링하여 도서관이라기보다는 도서실의 면모를 갖추어 가고 있는데 이것마저도 리모델링 예산을 삭감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할 말을 잊게 한다. 또한 국민 1인당 도서 구입비는 통계를 내놓기가 부끄러울 정도이다.
그러나 역사는 말한다. 항상 풍요 속에서 이루어지는 일보다는 고난과 역경, 메마름 속에서 문화는 찬란히 꽃피워 왔다고. 이제 우리는 역사의 교훈을 거울삼아 우리의 현실을 탓하지만 말고 도서관 교육을 활성화 시켜 진정한 격물치지에 이르는 교육을 하자. 참 공부를 하자.
우리는 과거 산업사회의 대량생산 방식에 맞추었던 ‘관료화+산업화=공장제’ 학교의 틀에서 벗어나 ‘정보화+세계화=학습망’으로서의 탈학교 사회를 지향하는 지식기반 사회의 네트워크형 학습체제로 나아가는데 생각의 틀을 바꾸고 있지 않은가.
공교육 정상화 정책을 구체적으로 실현시켜줄 수 있는 교육 기제의 하나는 바로 학교 도서관이라는 것을 확신하면서, 학교 도서관 수업을 활성화하자고 제안하는 바이다.
학교 도서관 수업의 활성화는 ‘학습의 개별화 수업의 개별화’를 위한 교과 교육 내실화의 지름길도 되기 때문이다. 이 때 비블리오테라피는 맹위를 떨칠 것이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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