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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수록 꼬이는 범여권 통합 ‘연일 설전’ |
2007년05월17일(Thu) |
우리 “분열 일으키는 시도…박대표 대승적으로 임해라”
민주 “욕하고 지도부 압박하는 것은 염치 없는 일” 지적 |
열린우리당이 박상천 민주당 대표에 대한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박 대표가 ‘특정그룹 배제론’ 등을 내세워 범여권 대통합을 가로막고 있다고 판단, 통합의 과정에서 그를 고립시키겠다는 의지를 사실상 표현하고 나선 것이다.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당 확대간부회의에 참석, “(박 대표가) 대통합에는 관심이 없고 소통합이나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상황”이라면서 “우리당은 분열을 일으키는 시도를 결코 방치할 수 없다”고 분명한 어조로 밝혔다.
그는 “민주당의 발상은 ‘세 불리기에 유리하다’는 계산에서 나왔겠지만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박 대표의 생각이 민주당의 최종결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역사와 대의를 생각한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의 비판은 한층 더 원색적이었다. 그는 “박 대표가 한 말대로 당을 만들면 호남의 한나라당이 될 것이다… 그러게 사람을 빼고 한다면 중도신당이 안 되고, 대선 때까지 가기 어려운 중도포기 구태당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나서 “대통합신당은 마음에 덜 들더라도 서로 수용하고 포용하는 정당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자세로, 박 대표가 국민의 뜻에 따라 대승적으로 임해주기 바란다”고 언급, 아직 박 대표에게 한 가닥 기대를 걸고 있음을 나타냈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더 이상 박 대표와 대통합의 여정을 함께 할 수 없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통합이 안 되는 이유는 박 대표의 지분정치 때문이다”(최재성 열린우리당 대변인)라는 평가에 따른 주장이다.
김영춘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은 그 연장선상에서 “박 대표가 우리당과의 통합을 사실상 거부했다고 결론내려도 될 것이다”라면서 “그의 살생부에 어떤 사람이 들어갔는지 모르겠지만, 오늘부터 나도 그 살생부에 넣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뒤이어 그는 민주당과 소통합을 전개해 나가고 있는 중도개혁통합신당을 겨냥, “박 대표에게 알리바이만 제공하면서 대통합을 어렵게 하는 이용물이 되고 있다”며 “원래 마음을 먹은 대로 대통합을 이루는 선봉대가 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런 우리당 지도부의 연이은 공세에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김재두 민주당 부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논평에서 “민주당을 탈당해 중도개혁세력을 분열시킬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통합하자는 것이냐”며 “민주당을 욕하고 민주당 지도부를 압박하는 것은 열린당 창당 정신에도 어긋나고 염치없는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열린당이 국정실패의 책임을 회피하려고 위장정당을 만들고, 또 일부 의원들이 당을 버리고 대선후보 밑으로 숨어들어간다면 ‘국회의원 배지만을 좇는 해바라기’라는 국민적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전날 YTN과 가진 인터뷰에서 “참여정부 국정실패에 책임있는 분들과 통합을 하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 어느 정당이 통합을 하면서 자기 정당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는 인물들과 통합을 하겠느냐”며 통합의 전제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현재 민주당과 소통합 협상을 벌이고 있는 통합신당은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다. 당의 협상파트너라는 점에서 드러내놓고 박 대표를 비판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그와 범여권 통합에 있어 상이한 입장을 갖고 있음을 밝히면서 불편한 속내를 나타내고 있다.
김한길 통합신당 대표는 이날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 “자기 세력의 기득권을 중심으로 세 불리기에 급급한다면 통합을 요구하는 국민들께 큰 좌절을 줄 뿐이다”라면서 박 대표와 민주당의 입장과 반대되는 의견을 개진했다.
특히 “통합이라는 것이 덧셈정치의 실천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망원경을 갖고 인물을 찾아내야 하는 상황에서 현미경을 들이대고 흠결을 따지는 자세로는 대통합이 이뤄질 수 있겠는가’ 하는 걱정이 있다”고 언급, 통합에 대한 박 대표의 언행에 우려의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통합신당은 “우리가 민주당과 합치는 것은 중도개혁세력 대통합을 위한 1단계 과제다”(강봉균 통추위원장)라고 주장하면서, 민주당과의 소통합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피해가려는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서울=박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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