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스토브리그에서 이적이 유력시되고 있는 ‘미꾸라지’ 이천수(25)와 소속 구단 울산현대가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직접 유럽으로 진출하는 방안과 J리그 진출 후 유럽행이라는 두 가지 카드를 놓고 어떤 것을 선택할 지 갈등하고 있는 것.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토튼햄 핫스퍼), 설기현(레딩FC)이 뛰고 있는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는 이천수를 놓고 각종 설이 분분하다.
지난 달까지만 해도 ‘데일리 미러’와 ‘ESPN’ 등 영국, 언론들은 이천수의 포츠머스행을 예고한 바 있다. 포츠머스는 지난 6월 독일월드컵을 전후로 해 꾸준히 이천수에게 관심을 보여왔다.
그러나 도하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분위기가 일본 쪽으로 조금씩 기울고 있다.
최근 일본 스포츠지 ‘스포츠 닛폰’은 요코하마 마리노스가 이천수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도 나왔다. 요코하마 관계자가 추정연봉 약 1억엔(약 7억8천만원)을 이천수 측 대리인에게 제시했다는 내용이다.
일단 울산 구단은 황당해하는 분위기다. 요코하마로부터 공식적인 접촉도 없었을 뿐 더러 설령 J리그로 선회한다 해도 이 정도 액수로는 아무래도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천수는 울산으로부터 최소 10억원 이상씩은 받아온 것으로 추정된다. 요코하마행을 보도했던 ‘스포츠닛폰’도 이적료와 연봉 등이 이천수와 계약의 걸림돌이라고 언급했다.
울산의 한 관계자는 “이적료나 연봉에서 서로 입장에 큰 차이가 있다”며 “아직 공식 오퍼가 오지도 않았지만 이 정도 조건으로는 절대 불가능하다. 차라리 유럽이 낫다고 본다”고 일축했다.
더욱이 J리그를 거쳐 유럽행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오히려 지금 주가가 한창 올라있을 때 직접 유럽행을 타진하는 편이 훨씬 낫다는 게 축구계의 시각이다.
울산의 또다른 관계자는 “일본에서 유럽 진출에 성공한 사례가 박지성의 경우가 유일하다”면서 “굳이 J리그로 간다면 조건이 맞는다는 보장하에 허락은 하겠지만 이는 구단도 팬들에게도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현재 휴식을 취하고 있는 이천수는 아직 입을 열지 않고 있어 더욱 궁금증을 자아낸다. 외부적인 공식 행사에도 얼굴을 내비치는 것을 꺼리고 있다. 실제로 홍명보 대표팀 코치가 주최한 자선축구대회 참가마저 고사했다.
그만큼 이천수의 고민이 깊다는 반증이다. 유럽 진출과 J리그 진출, 선택은 물론 이에 대한 책임까지 져야하는 중대한 기로에 놓인만큼 신중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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