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오래 잘 사는 것은 인류의 꿈이요 염원이었던 것 같다.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러 우리나라까지 사람을 보낸 것은 오래 살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대변해 주는 예로 역사에 회자되어 왔다.
참여정부는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가 화두로 올라있다. 변방의 역사로 점철됐던 운명을 벗어나 중심의 역사로 가자는 동북아 경제 중심 전략도 나와 있다.
잘살고 오래 사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냐는 물음을 받아야 하지만 더 큰 문제에 직면해 있는 것 같다. 수명 연장으로 노인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는 대신 출산율 하락으로 한창 일할 젊은이들이 줄어드는 고령화다.
호사다마라고 고령화는 축복이지만 재앙을 몰고 올 수도 있을 것 같다. 고령화는 생산 인구와 연금의 뇌관을 건드리게 된다. 수명 연장에 따른 노인 인구의 증가와 출산율 하락이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이다. 생산 인구가 줄어들면 경제 활동이 위축되고, 동시에 노인 인구 증가와 함께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연금 수요는 나라 살림을 심하게 압박하게 된다. 고령화는 조용하지만 거대한 재앙의 그림자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늙어 가는 속도는 초고속이다. 통계청 장래 인구 추계에 따르면 유엔이 정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가 고령 사회로 갈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19년에 불과했다. 이것은 세계 1위인 것이다.
프랑스가 115년, 스웨덴이 85년, 일본이 24년 걸렸다.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7%인 사회를 고령화 사회라 하고,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 14% 이상인 사회를 고령 사회라 한다면, 앞으로 30년쯤 후엔 전체 인구 5명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으로 채워진다. 우리나라 평균 수명은 78.5세. 여자의 경우 81.8세, 남자 75.1세다. 2026년 노인 인구는 천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구 피라미드가 역삼각형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인구 통계학적으로 따져볼 때 우리 나라는 지난 1970년 생산 가능 인구(15~64세) 17.5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급속한 고령화의 진전으로 2003년에는 8.6명당 1명으로 급감했고, 2030년에는 평균 2.8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구조로 바뀔 것으로 추산된다.
경제학자 월트 로스토우는 “인구 고령화 문제가 당장은 아니지만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골치 덩이가 될 수 있다”고 갈파한 바 있다. 최재성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급속한 고령화 현상은 대변혁의 전조라는 사실을 알아야한다”고 말했다.
고령화는 분명 큰 문제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해결하는 길을 내라는 소리로 읽힌다. 사실 자체는 문제이지만 우리는 그것을 극복하고 새로운 대안을 내놔 발전을 거듭해 왔기 때문이다. 말서스가 ‘인구론’에서 예언한 식량부족 현상을 인류는 종자혁명을 통해 해결한 바도 있다. 우리는 교육이 문제인 것이다.
그러면 고령화 사회를 맞아 어떤 교육을 더 강조해야할까?
경제교육을 강조하자고 말하고 싶다. 합리적 소비법이나 저축 등 올바른 습관을 길러줘야 일생동안 자신의 경제 환경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배려 교육을 더 강조해야할 것 같다. 어른을 존경하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행적 도덕성과 지적 도덕성의 괴리를 개탄하는 분들이 드리는 고언이다. 여기에 참고 기다리는 느림의 교육도 첨가하면 금상첨화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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